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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17] 이범, 공부에 反하다: 사교육 학습법의 문제
    행간의 접속/교육/청소년 2008. 2. 2. 08:07
    이범 공부에 반하다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이범 (한스미디어, 2006년)
    상세보기

    대치동에서 연봉 18억원을 받던 스타강사가 학원을 그만두고 인터넷 무료강의를 한 이야기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사교육 시장에 진입하여 성장하고, 메가스터디 창립하고, 회의를 느끼고 빠져나온 이야기들을 털어놓고 있다. 동시에 사교육 학습법의 문제,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학습법의 문제들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후자가 이 책의 목적이라는데 분량은 1/3 정도밖에 되지 않고, 자신이 성장한 이야기만 주로 하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읽은 목적도 후자, 즉 사교육 학습법의 실태를 알고 싶어서였다. 우리 아이들 대부분이 학원을 다니는데도 학원을 다니는 효과를 못 보고 있는데, 학원에서는 어떻게 학생들을 다루는지 알고 싶어서이다. 내가 직접 학원에서 공부법을 접할 수는 없으니 책으로라도 접하고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싶었다.

    1. 과잉강의의 문제

    학생들에게 맡겨도 될 내용까지도 강의 프로그램에 집어 넣어서 학생들을 연중 학원에서 강의를 듣도록 만든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얻을 기회를 잃어버리고 수동적으로 되어버린다. 예를 들면 "파이널 강의"가 대표적인데, 수험생 혼자서 배운 내용을 정리해야 자기 것이 되는데, 이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2.학습법 책이나 학원의 이면

    학습법 책에서는 학습법을 제시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 방법이 학생 자신에게 맞느냐 하는 것이다. 하버드에 간 사람의 공부법을 익힌다고 모두가 하버드에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은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서 열심히 했기 때문에 하버드에 갈 수 있었던 것이다. 하버드에 간 사람들이 다 그 공부법을 찾아서 했겠는가? 특수한 예를 보편적인 것으로 인식하면 안되는 것이다.

    학원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강사가 좋다. 그 강사 강의를 들으면 성적이 오른다는 소문을 듣고 강의를 들어도 그 강의 스타일이 나에게 맞아야 한다. 그래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학습법에 왕도는 없다. 자신의 성격과 공부습관, 이용가능한 자원, 현재의 학업성취도 등을 고려하여 알맞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3. 잘못된 공부마인드

    자기 자신의 학습 상태, 능력 등을 올바로 판단하지 못하게 하는 방해물이 세 가지가 있다. 양 이데올로기,문제 이데올로기, 실수 이데올로기이다.

    첫째,양 이데올로기는 완성도는 양과 비례한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문제집 10권을 풀었으니 자신의 실력이 올랐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문제집 10권을 어떻게 풀었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1권을 풀어도 실력은 향상될 수 있다. 어떻게 학습하느냐에 따라 다른 문제이다. 물론 자신의 공부 스타일이 똑같은 책을 다시 안 보는 스타일이라면 10권을 보는 것이 좋다. 이 때에도 역시 중요한 것은 어떻게 보느냐이다.

    둘째, 문제 이데올로기는 원리에 대한 이해 없이 문제풀이를 앞세우는 것이다. 설명 한 번 듣고 바로 문제를 풀고, 다시 여러 권의 문제를 푸는 것이다. 생각보다는 문제를 기계적으로 푸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필요한 것은 교과내용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분석이 이뤄지고 나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셋째, 실수 이데올로기는 자신의 공백과 미진함을 실수로 포장하는 것이다. 자신에 대해서 냉정하게 파악하지 않고 자기위안과 자기정당화의 매커니즘을 작동시키는 것이다. 자기가 잘 몰라서, 헷갈려서, 정리를 잘 못해서 틀린 것은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 그정도인 것이다. 필요한 것은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4. 선행학습에 대해서

    선행학습을 하면 미리 공부를 했으므로 높은 학업 성취를 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문제는 선행학습을 소화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에서의 선행학습으로 중학교 때 정석을 다 봤다느니, 성문종합영어를 봤다느니 하기도 하는데, 봤다고 해서 다 아는 것은 아니다.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학생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선행학습을 하는 것은 봤으므로 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소화할 수 있는 선행학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안을 위한 몇가지 탐색도 얘기하고 있다.

    1. 자신의 장점에서 출발하라.

    자신의 단점을 찾아서 보완하려고 하면 자신감을 잃고 쳐지는 느낌만 받는다. 따라서 단점보다는 장점을 찾아서 이를 확대하고 밀고 나가는 경험이 중요하다. 나의 단점은 단순암기이고, 장점은 시각적 정보에 빠르게 적응한다면, 도표나 그림, 마인드 맵을 사용하여 학습에 임한다면 더 많은 성취를 할 수 있을 것이다.

    2. 자기 주도학습

    자기주도학습이란 학습목표의 설정, 학습자원의 확인, 학습전략의 선택, 학습결과의 평가 등을 학습자 스스로 하는 것인데, 사교육에서는 이 과정을 학원 및 강사가 주도한다. 이렇게 되면 학생은 공부하는 기계에 불과하게 된다. 저자는 인터넷 강의를 통한 자기주도학습을 제안하고 있다. 자기주도학습의 틀 안에서 인터넷 강의나 학원을 이용해야 한다. 동의한다.

    사교육의 문제는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기 비판 능력으로 자신을 냉정하게 판단한 후에 자기 주도학습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학생들이 자기비판능력이 없고,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할 일은 이런 학생들이 이 두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저자가 추천한 『공부 잘하고 싶으면 학원부터 그만둬라』와『공부 잘하고 싶으면 혼자서 공부해라』라는 책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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