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 클래스를 봤다. 이 영화 심상치가 않다. 현실을 거의 그대로 반영했다고 하는데, 정말 교실의 현실이 영화와 같다면 교사는 정말 피곤할 것 같은데, 정말 꿋꿋하게 버티는 것 같다.
첫번째로 학생을 동등하게 보고 토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하나의 문제에 대해서 학생을 가르친다기보다는 학생으로부터 끄집어내기 위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분명히 가르쳐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토론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니 결론을 내고 토론을 끝낼 수 있는데, 토론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고, 때로는 토론보다는 비난으로 흐르기도 하니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학생 징계위원회에 학생대표도 참관인으로 입회하여 학생에 대해서 나쁜 말을 하는 것까지 그대로 다 공개할 수 있는 제도도 있다. 결국 학생대표가 교사의 발언 내용을 그대로 다른 학생들에게 공개하여 교사가 곤욕을 당하는 장면도 나온다.
두번째로 교사의 인내력이 무한대가 되어야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적인 인내력이 아니나 성인, 군자 같은 인내력이 되어야 할 것 같다. 학생들의 자율적인 태도, 민주적인 운영을 하다보니 학생들의 비난까지도 드러나고 수적으로 다수인 학생들의 언어적인 폭력까지도 감내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리고 반항적이고 비아냥 거리는태도도 많아서 그런 것들에 대한 입장이 서야 할 것 같다.
세번째로 교사들간의 관계는 매우 민주적이다. 거기도 교무회의라는 것이 있어서 교사들이 모임을 갖는데, 한국처럼 교장, 교감, 부장교사들이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서로 협의하고 조정하는 단위이다. 그런 모습은 부럽기까지 했다. 그리고, 교사들간의 세대 차이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나이 많은 교사들이 권위적이지 않고, 항상 노력하며 젊은교사들과도 친구처럼 지내고.... 젊은교사들도 거리감을 느끼지 않는다.
네번째로 이 영화의 백미는 결말이다. 학생과 교사가 갈등을 겪고, 독자는 이 갈등이 어떻게 해결될지 궁금해 하는데, 결론은 어설픈 화해는 없다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 웃으면서 손 잡는다고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현실인식이 오히려 마음에 든다.
학생인권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학급과 학교를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그런 가운데에서 교사와 학생 사이에 갈등도 있을 수 있겠지만 피할 수 없고, 가야 할 길인 것은 분명하므로 교사가 마음의 준비를 하는 데에 이 영화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