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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여행] 윈난 여행기 6: 1월 4일, 리쟝
    바람의 시선/여행/등산 2007. 1. 13. 08:00

    6. 1월 4일: 리쟝

    호도협의 밤은 길었다. 대략 어제 밤 10시 정도에 잠이 들었는데, 실컷 잤다고 생각하고 눈 떠보니 12시, 오줌 마려워서 일어나보니 1시, 목 말라서 일어나보니 3시, 전기장판이 너무 더워서 눈 떠보니 6시, 그렇게 뒤척이다보니 7시... 결국 잠은 제대로 자지 못했던 것 같다.

    8시에 출발한 우리들은 빠르게 하산했다. 어제는 주변의 풍광을 사진에 담거나 감상하거나 하는 여유를 부렸지만 갈 때는 경치는 안 보였고, 발 밑만 보였다. 나도 잠이 덜 깨서 주변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여유를 갖고 주변을 보려고 해도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았다. 잠도 잘 못 잤고, 너무 일찍 움직여서 그런 것 같았다. 내리막이라서 조심조심 가느라 길에만 신경이 쓰였다. 그렇게 내려온 시간이 1시간 10분. 보통 2시간 코스라는데 우리는 1시간 10분만에 목적지인 티나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사람들 하는 말이 이렇게 금방 올 수 있었다면 어제 밤에 조금 더 무리해서 잠 자지 않고, 하루에 끝낼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 그러나 밤이라는 것과 6시간동안 강행군을 했다는 것 등을 감안하면 하룻밤을 잔 것이 더 좋은 것 같았다.

    티나게스트하우스에서는 서양식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택시로 호도협 입구까지 갔다. 타로 호도협을 지나니 우리가 어제 본 풍경을 또 볼 수 있었다. 위의 트래킹 코스에서도 보고, 아래의 차도에서도 보고.... 덤을 얻은 느낌이었다. 호도협 입구에서 택시를 갈아탔다, 호도협 입구 쪽은 중티엔이고, 다리 건너는 리쟝인데 택시가 두 곳을 오갈 수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리쟝 가는 택시로 갈아탄 것이었다. 그것 참...

    우리는 택시를 타고 옥룡설산으로 갔다. 옥룡설산은 만년설이 있는 4600m대의 산이었고, 주변에서는 성스러운 산으로 통했다. 아닌게 아니라 트래킹하는 중간중간에 옥룡설산이 잘 보이는 곳에는 돌들을 쌓은 것이 보였고, 제사를 지내던 제단도 있었다. 그리고 나시족들은 옥룡설산이 보이는 곳은 모두 나시족의 땅이라고 여긴다고 한다.

    옥룡설산에 오르려면 곤돌라를 이용해야 한다. 곤돌라를 타기 전에 고산병을 얘방해주는 알약을 하나씩 먹었다. 산소가 필요한 사람도 있다는데 우리는 구입하지 않았다. 성수기에는 곤돌라표를 구입하고, 탈 때까지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고 하는데, 우리가 갈 때에는 기다리는 시간 없이 바로 탈 수 있었다.

    곤돌라는 나무와 바위를 지나 구름을 뚫고 산으로 올라갔다. 산 아래는 잔뜩 흐린 날씨였지만 구름 위의 정상은 맑고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였다. 곤돌라 하차장에서 다시 준정상(완전 정상은 아니다)까지는 해발로 100m정도 더 오를 수 이는 계단이 있었다. 여기를 오를 때 무리하게 움직이게 되면 고산병을 유발할 수가 있으므로 심한 움직임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의를 들었다.

    아래 사진은곤돌라 하차장에서더 올라가는 계단에서 봉우리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다. 시간이 오후이다 보니 멋있는 봉우리 뒤에 태양이 있어서 대부분의 사진이 역광이 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사진도 찍으면서 쉬면서 올라갔다. 일행 중 한명은 너무 힘들어서 한 걸음 움직이고 5분 쉬는 식으로 아주 힘들게 올라갔다. 나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그렇게 힘든 사람도 있었나보다. 아닌게 아니라 어제 1박 2일로 트래킹을 한 후에 부실한 아침 먹고, 점심을 굶은 다음 고산을 오르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름을 발 밑에 깔고 세상을 보니 딴 세상에 와있는 느낌이었다. 세상에는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잘 찾아보면 저 멀리 구름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는 것도 보일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아래 사진에서 밑의 건물이 곤돌라 하차장이고, 그 밑에 구름, 그 구름 사이로 마을이 보인다.


    옥룡설산을 내려와서 숙소로 왔고, 리쟝에서 쇼핑을 좀 했다. 나는 쇼핑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여행을 오게 되면 여행을 다녀왔다는 기념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념품을 약간씩 사긴 하는데, 실용성 없는 것을 살 수는 없고, 실용성이 있다하더라도 지금 딱 필요한 것도 아니고, 실용성을 따지면 한국제품이 더 좋은 것인데..... 그래서 쇼핑할 때 많이 망설이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물어봤더니 어떤 사람은 자기가 주로 수집하는 기념품이 있다고 한다. 인형, 열쇠고리, 핸드폰줄, 뺏지, 티셔츠, 스티커, 작은 술, 현지 식료품 등등. 그래서 나는 티셔츠를 사기로 했다. 동파문자가 그려진 오랜지색 면티셔츠. 35원인데, 25원에 샀다. 이 옷을 언제 입을 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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