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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공예로 지은 집
    느낌의 복원/뮤지컬/연극/공연/전시 2024. 11. 9. 16:40

    삼청동 쪽에 건축 탐방을 갔다가 서울공예박물관에서 하는 '공예로 지은 집'이라는 전시회를 관람했다. 원래는 풍문여자고등학교였던 건물이 서울공예박물관으로 어떻게 리모델링을 했는지를 보려고 들어갔다. 학교는 원래 복도와 교실로 길게 있는 건물인데 새로운 면모가 있을까 싶어서 들어갔던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 전시도 관람하게 되었는데 전시의 기획과 큐레이션이 신선했다. 공예라고 하면 뭔가 전통적인 소품 같만 생각하고, 새로울 것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집을 이루는 공간들과 구성 요소들(문, 바닥, 기둥, 벽, 창, 지붕, 보, 문고리)을 공예적인 디자인으로 적용하여 집을 새롭게 보는 기획이었다. 일부는 비현실적이었지만, 일부는 현실적이었다.  

     
    1. 문, 들어가다
     
    문은 이쪽과 저쪽을 구분하면서도 통하게 하는 요소이다. 그래서 전시관의 제일 앞에 있고, 영상으로 문을 보여주면서 문의 기능과 특성을 드러낸다.

     
    2. 바닥, 다지다
     
    바닥은 정원처럼 조경을 통해서 공간을 호흡하게 만드는 것을 보여준다.

     
    3. 기둥, 수직으로 지지하다
     
    기둥의 근본적인 기능, 세우는 것, 수직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면서 학옥의 공포처럼 아기자기한 면모까지도 보여준다.

     
    그리고 자연적인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수직성을 확보하는 모습도 예술적으로 보여준다. 

     
    3. 벽, 나누고 꾸미다
     
    벽은 나누는 곳이지만 표면은 꾸밈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벽에 꾸밀 수 있는 여러 가지 공예적 디자인들을 보여준다. 

     
    그 중에서 내가 이 전시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바로 아래의 작품이다. 벽에 모눈종이처럼 세세한 칸이 있고, 각 칸에 보라색과 노란색으로 X자로 채워서 일종의 문양을 나타낸 것인데, 규칙성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없고, 없는 것 같으면서도 있는 모호함이 인상적이었다.

     
    작품의 규모도 꽤 커서 멀리서 보면 아래와 같이 보인다.

     
    5. 창문, 여닫다
     
    창문은 예전부터 디자인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건축 요소이다. 그래서 오히려 평범한 느낌이 들었다.

     
    6. 지붕, 덮다
     
    지붕은 그냥 한옥 지붕을 갖고 와서 전시를 해서 특별함이 별로 없었다.
     
    7. 보, 수평으로 지지하다
     
    보야 말로 특별함이 별로 없을 것 같았는데, 보의 개념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해체한 가장 혁신적인 작품이 전시되었다. 실제로 이게 무슨 보냐, 지지할 수도 없는데라고 할지 모르지만 수평으로 존재하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개념이 아름답고도 유려하게 보여진다.

     
    8. 문고리, 건물이 건네는 악수

    문고리는 공예적인 요소가 많다. 색상이 다양한 점이 특색 있다.

     처음의 관람 목적은 학교가 어떻게 바뀌었나 보는 것이었다. 그것도 봤다. 별다른 건 없다. 복도와 교실의 벽, 교실과 교실의 벽을 뚫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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