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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현리 주행기
    바람의 시선/자전거 2007. 7. 8. 23:16
    0. 들어가기 전에

    자여사 사람들과 경기도 가평군 현리를 다녀왔다. 경기도 일대는 시간도 많이 잡아먹지 않아서 라이딩하기에 좋다.그러나 주말에는 다니는 자동차들이 많아서 한가로움이나 여유는 찾기 힘들고, 안전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경기도 하루 코스라고 해도 왕복 100km가 넘기 때문에 체력 안배도 해야 한다.

    1. 서울에서 현리까지

    중랑천 살곶이 다리에서 1차 집합하고, 태릉입구에서 2차 집합하여 9시 40분 정도에 서울을 출발했다. 코스는 47번 국도를 따라서 진접-포천을 지나갔다. 진접을 지나가는 길은 전에 광릉 수목원을 갈 때 갔던 길이다. 주말에는 교외로 빠져나가는 차들로 복잡한 곳이다. 이런 길을계속 가면 매연을 너무 많이 먹어서 속이 매스꺼울 수도 있다. 방독면은 아니더라도 매연을 조금이라도 방지할 수 있는 장치를 준비해야 한다. 싸구려 버프라도.... 사실 이런 현상은 경기도가 어디나 다 마찬가지이지만....

    오전에는 햇빛이 안 비치고 흐리기만 했다가 11시를 넘어가니 햇살이 나왔다. 본격적인 더위와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 포천을 지나니 베어스스키장이 오른쪽에 나왔다. 길가에서 슬로프가 그대로 보였다. 여기가 베어스구나....

    현리까지 오는 길의 대부분은 오르막이었다. 그렇다고 큰 고개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단지 완만하면서도 길었을 뿐이다. 이거 사람 진 빼는 일이다. 오르막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힘은 들고, 그래서 오르막이라는 것을 느끼고 난 다음부터는 끝이 안 보이고... 암담하다. 그러나 어쩌랴, 가야 할 길인 것을... 가야 할 길은 마침내 가고야 만다.

    47번 국도에서 37번 국도로 빠지면 현리가 나오고, 거기서부터는 내리막이다. 신난다. 이제까지 오르막에서 고생한 것들을 다 보상받는다. 그렇게 현리까지 왔고, 점심으로 안 빨간 현리 닭갈비를 먹는다. 배고파서 그런지 모두들 정말 잘 먹었다.

    2. 현리에서 다시 서울까지

    현리 근처에서 물놀이 할 곳을 찾다 그냥 군인아파트 놀이터 그늘에서 잠시 정비 겸 휴식을 취하고 출발했다. 우리가 들어선 길은 387번 지방도였고, 주금산과 축령산 사이의 고개를 넘어야 하는 길이었다. 고개가 꽤 높은데, 이름이 나와 있지 않다. 힘들게 넘었다. 그러나 이 고개는 다음에 나오는 수리넘어고개에 비하면 여유있는 편이었다.

    아무튼 고개를 넘었더니 수동이라는 곳이 나왔고, 수동을 지나니, 아침 고요 수목원이 나오더라. 여기구나라는 생각만 하고, 지나갔다. 수동에서 고개를 넘었고, 역시 이름은 나와있지 않았다. 고개를 지나니 마석이 나왔고,마석을 지나 86번 지방도로 갈아탔다.

    다음 목적지는 덕소다. 거기에 마지막 복병 수리넘어 고개가 우리를 막고 서있었다. 저 멀리 전봇대의 호위를 받으며 숲 사이에 길이 보였다. 거리와 높이를 가늠해보니 꼬부랑길 몇 번 정도 나올 것 같았고, 경사가 상당한 듯이 느껴졌다. 공략법은 초반에 무리하지 말고, 힘을 비축했다가 마지막 경사를 대비해야 한다. 차량 통행도 많았지만 차들이 알아서 비켜가니 갓길의 흰선만 노려 보고 간다. 수리넘어 고개의 승부처는 오른쪽으로 꺽이면서 갑자기 경사가 급해지는 곳이다. 여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당연히 끌바를 해야 하고, 극복한다 하더라도 체력을 비축해놓지 않으면 마지막 경사에서 끌바를 해야 한다. 마지막 이제 다 왔다고 생각할 때 경사가 은근히 급하다. 그렇게 수리넘어 고개를 올랐다. 보은 가던 길의 수리티재보다는 못하지만, 만만한 곳은 아니다.

    수리넘어 고개를 내려오면 덕소가 나왔고, 덕소에서 구리를 지나고, 워커힐을 지나 서울까지 왔다. 덕소의 아파트만 봐도 거의 다 왔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울 이정표를 봐도 힘이 났다. 서울에 올수록 페달질은 훨씬 가벼워졌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엄마가 있는 곳이라서 그런가?
    (상상)
    아들: 어머니, 아들 왔어요. 어머니 생각하면 힘이 나요.
    어머니: 이 썩을 놈아, 밤낮 자전거나타고 다니기만 하면 어떡허냐?
    아들: 아니, 그게...저... (긁적 긁적...)... 힘 난다는 얘기인디......
    이건 좀 아닌가? 아무튼 막판에는 힘이 났고, 서울에 왔고, 집에 왔다. 전국일주 준비라고 생각하니 보람찼다. 혼자 다니면 정말 심심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다.

    아래 사진은 같이 간 사람들과 자전거이다. 나는 찍느라 없지만 자전거가 대신 찍었다.

    그림이 좀 봐줄만한 사진... 이런 구도의 사진 찍고 싶었다. 아웃포커싱이 되면서 초점이 맞으면 더 멋있을텐데....

    주행거리: 13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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