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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7] 내게 다가온 수학의 시간들: 수학으로 사는 삶행간의 접속/자연과학/환경 2021. 5. 31. 23:51
책이름: 내게 다가온 수학의 시간들
지은이: 장우석
펴낸곳: 한권의 책
펴낸때: 2020.10.
수학이 우리의 일상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실제로, 피부로 느끼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수학은 현실적이지 않고 이상적이며, 존재하지 않는 세계의 이야기로만 여겨서 접근하고 싶어도 가까이 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 책이 그런 거리감을 확 좁혀주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자신의 수학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알게 된 것들을 바탕으로 수학에 대한 주관적인 경험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그런데 지은이의 그 주관적 경험이 나와 약간 겹치는 것이 있어서, 나도 저런 생각을 했었는데.... 하면서 동감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에게도 도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내 인생도 어쩌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
지은이의 생각들 중 공감이 가고 인상적인 부분들을 뽑아보았다.
나는 수학을 배우는 이유가 '논리적'으로 사고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논리는 수학이 아닌 다른 과목에서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에도, 윤리에도, 언어에도, 스포츠에도 논리는 흐른다. 하지만 이런 과목은 수학처럼 기호를 사용하지 않는다. 설혹 사용하더라도 부분적으로만 사용하는 데 그친다.
수학은 기호를 다룬다. 다루는 정도가 아니라 수학의 체계 자체가 기호로 되어 있다. 그리고 기호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다. 모든 것(100%)을 다루는 유일한 과목이 수학이다. 수학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 속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불변의 무엇을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관점을 끊임없이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다른 학문 영역에 응용될 수 있는 것이다.여태까지 나는 수학이 논리적 사고를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명제를 부정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 명제를 부정하면 수학인 필요한 다른 이유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은이는 논리적 사고 말고도 수학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기호의 측면에서 얘기한다. 생각지도 못했다. 기호의 체계이기 때문에 100%가 가능하다는 얘기도 처음이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수학의 완벽성이 더 도드라지는 느낌이다. 꽉 찬 느낌도 든다.
그리고 기하학의 시스템에 대한 얘기도 한다. 기하학에서 도형의 성질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도형이 성립하는 세계의 시스템을 공부하는 것이다. 평행선은 아무리 연장해도 만나지 않지만 이것은 평평한 공간에서만 진리이다. 지구는 둥그렇고 우주는 무한하다. 평행선을 지구를 넘어서는 우주의 공간으로 갖다 놓으면 기존의 진리는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생각들은 실제 경험보다는 논리적 접근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면서 순수 논리를 이야기한다.
논리에 대한 엄밀한 추구를 통해 내 감각도 더 섬세해졌다. 유한과 무한의 경계선이 순수 논리를 통해 점차로 사라짐에 따라 못 보던 것을 보게 되고, 보던 것을 다르게 보게 되었다. 직관은 논리와 분리되지 않고 함께 진화해온 것이다.
경험이 쌓인다고 지혜가 되진 않는다. 어른의 감각이 어린아이의 그것과 다른 이유는 경험의 유무가 아니라 경험을 해석할 수 있는 논리의 존재 유무다.논리에 대한 생각은 차원이 다른 것 같다. 그리고 지혜에 대한 생각은 탁월하다.
생각해보면 나도 이과적인 성향이 나름 잠재해 있었던 것 같다. 수학의 지수와 로그, 미분과 적분, 확률과 통계에서 그 원리를 적용으로 나가지 못해서 수학에 대한 관심이 끊어졌던 것 같은데, 그 때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계기를 이 책에서 약간 찾은 것 같기도 하다. 다음에는 수학사를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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