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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7] 오 해피데이: 오 내 얘기야행간의 접속/문학 2020. 12. 29. 20:17
책이름: 오 해피데이
지은이: 오쿠다 히데오
옮긴이: 김난주
펴낸곳: 재인
펴낸때: 2009.10.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집이다. 주로 가정에서 가족 간의 오해와 상상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위트와 감동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우리 집 놀러 오렴」은 별거를 하게 된 남자가 아내의 뜻에 따라 펼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 둘씩 벌이는 이야기이다. 대표적인 것이 LP 오디오와 평판 TV와 연결된 홈시어터 서라운드 시스템 등으로 집을 꾸며 놓은 것이다. 우연히 들른 아내가 그것을 보고 여자를 불러들인 것보다 더 충격이었다고 말하면서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나도 주인공처럼 본가에 쌓아놓은 LP판이 500여 장이 있고, 현재는 아이들 때문에, 공간 때문에 들여놓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들여놓을 꿈을 갖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실천하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니 내가 꿈을 이룬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여기가 청산」은 다니던 회삭 부도가 나서 실직이 되어 전업주부가 된 남자의 이야기이다. 남자의 실직 후 아내는 전에 다니던 직장에 재취업을 해서 가정을 부양하고, 남자는 살림을 돌본다. 주변 사람들은 남자가 가정을 부양해야 하는데, 집에만 있어서 안 되었다는 둥, 잠시 쉬다가 자리를 알아보라고 하는 둥 응원과 걱정을 하지만 남자는 살림에서 적성을 찾고 만족스럽게 지낸다. 한편 아내도 외향적인 성격으로 집안 일만 하느라 억눌렸던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만족해 하고 있다. 가부장적인 일본 사회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도 나의 처지와 많이 비슷하다. 2020년 1년 동안 육아휴직을 하고, 집안 일을 하고, 아이들 등하교 시키면서 나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발견했는데, 요리에 관심을 갖고 나름 괜찮은 능력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런 모습들이 작품 속 주인공과 비슷해서 재미있었다.
다른 작품들도 가족 간의 애틋한 감정들이 잘 드러나 있다. 오랜만에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읽으니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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