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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7] 심미안 수업: 일상과 예술
    행간의 접속/문화/예술/스포츠 2019. 7. 2. 12:41

    책이름: 심미안 수업

    곁이름: 어떻게 가치 있는 것을 알아보는가

    지은이: 윤광준

    펴낸곳: 지와인

    펴낸때: 2018.12

    지은이는 사진작가이다. 그러나 한쪽 눈을 실명하였다. 그러면서 눈으로 느끼지 못하지만 다른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참 많은 감각으로 예술과 사물과 일상을 접해왔다는 것을 깨닫고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는 것에 대해서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여러 예술 분야, 즉 미술, 음악, 건축, 사진, 디자인을 느끼고 감상하는 것에 대해서 얘기한다.

    1. 미술

    먼저 미술을 얘기하는데 왜 꼭 미술관에서 봐야 하는지를 얘기한다. 미술관에서는 제대로 된 거리를 두고 대상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고, 세상의 좋은 그림은 미술관에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낯선 그림을 보는 방법을 이야기하는데 자신이 하는 일과 미술과의 연계성을 발견해야 한다고 한다. 지은이는 사진을 하는 사람이라서 사진과 그림의 비례나 균형 등을 미술에서 발견하고 미술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세번째로 한 번 봤을 때 감흥이 없을 때에는 천천히 바라보고, 다시 바라보고 나중에 바라보고 하면 언젠가는 마음에 들어온다고 한다. 

    제일 궁금한 질문이 그 다음에 나온다. 추상화는 어떻게 봐야 할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추상화에서 형태를 찾으려는 시도는 포기해야 한다. 작가에 의해 이미 해체된 형태가 보는 이의 눈에만 따로 조립될 일은 없기 때문이다. 추상은 출발 자체가 그릴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차피 상대의 이해를 구하지 않는다. (중략)
    추상화가 전달하려는 것은 공중에 수없이 떠다니는 숱한 주파수와 같다. 정확하게 잡아내지 않으면 소음에 불과하다. 그러나 작가의 주파수와 나의 주파수가 맞았을 때 느끼는 쾌감은 대단하다. 내가 작가에게 '동조'하는 것이다. 그럴 때는 아무 형태가 없는 그림에서 형상이 떠오르는 환각을 보기도 한다.

    그러나 주파수가 맞는 경우보다 맞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답답한 것 같다. 이런 사람을 위해서 지은이는 다른 요소를 보라고 조언한다.

    결국 추상화는 '의도성'이 매우 강한 그림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 의도가 형태에 없을 뿐이다. 다른 요소로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색체가 대표적인 예지만, 재료, 재질, 기법 등도 의도를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미술에서 재료, 재질을 뜻하는 '마티에르'라는 단어가 화가의 의도를 뜻하는 미학적 언어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추상화에서는 그 화가만의 붓질, 그 화가만이 사용하는 재료의 두께 등 자신만의 기법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형태 외의 요소로 의도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2. 음악

    음악은 시간의 예술이다. 창작자가 의도한 시간을 압축하거나 뛰어넘을 수 없다. 그 시간을 온전히 던져야 한다. 그래야 공감을 할 수가 있다. 결국 음악가는 자신이 축조한 세계에 사람들을 꼼짝없이 가두어놓는 능력자인 것이다. 또한 청자는 그런 시간 속에 갇치는 경험을 즐겨야 음악을 좋아하게 된다. 이 점이 다른 예술과 다른 점이기도 하다. 

    국악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우리는 왜 국악을 지겨워하는지 말한다. 국악을 감상할 수 있는 조건들이 갖춰지지 않음을 얘기한다. 국악은 이해하는 음악이 아니라 몸으로 느끼는 음악이라서 제대로 앉아서 눈 맞추고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조건들이 갖추어진다면 국악도 만만치 않게 공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클래식도 마찬가지다. 클래식은 항상 예전의 것만 하는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예전의 것을 항상 새로운 방식으로 재연하면서 그 생명력을 연장시키고 있다. 변하지 않는 음악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의 대중음악들도 새로운 방식으로 재연하면 클래식처럼 그 생명력이 길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틀즈나 딥퍼플이나 레드 제플린도 조용필도 산울림도..... 

    3. 사진

    사진은 시간 앞에 스러질 모든 것의 운명에 맞서, 그 모습을 남겨두는 것으로 위안을 주는 예술이다.

    그래서 사진은 그 시절을 생각하게 하고, 그 시절에는 안 보이던 것들을 보이게 하면서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게 해준다. 이것이 사진의 미학이라고 말한다. 

    건축과 디자인에 대한 얘기들도 있었다. 싸잡아서 말하면 건축과 디자인은 일상의 삶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어서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였다. 

    읽으면서 새삼스럽게 깨달은 내용도 있었고, 알고 있던 것들을 확인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편하게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펼쳐놓는 여유가 이 책의 매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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