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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7] 이범의 교육특강: 교육 문제에 대한 분명한 시선
    행간의 접속/교육/청소년 2016. 3. 6. 00:34

    책이름: 이범의 교육특강

    지은이: 이범

    펴낸곳: 다산에듀

    펴낸때: 2009. 08


    교육평론가 이범의 한국 교육 평론서이다. 교육이 평론의 대상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평가하고 논한다고 생각하면 못 할 것도 없으니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닌 것 같다. 문학 평론이 가치의 문제인 것처럼, 교육 문제도 결국 가치의 문제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세상에 평론의 대상이 아닌 것은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억대 연봉을 받던 랭킹 2위 학원 강사가 사교육에서 발을 빼고, 인터넷 강의를 무료로 하다가, 이제는 사교육의 문제점을 들쑤시고, 교육의 공공성을 주장하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그러나 실제로 사교육계에 있었기 때문에 사교육의 문제를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고, 공교육에 몸담지 않았기 때문에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시켜서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 그의 주장은 분명 설득력 있고, 합리적이었다. 이 책이 나온 2009년이면 이명박 대통령 시기였는데, 그 때 그가 예견했던 불행한 미래가 지금 2016년도에 여전히 그대로 실현되고 있다. 사교육비, 경쟁, 서열화, 공교육의 무책임교육 등. 물론 일부 내용은 2016년의 시각으로 보면 이미 지난 얘기라서 시의성이 떨어지지만 교육의 문제가 워낙 장기적으로 곪아왔기 때문에 유효한 내용이 훨씬 많다.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개념이 "수월성 교육"이다. 난 "수월성 교육"이 학생을 수준별로 나누어서 가르치기 수월하게 하자는 것인 줄 알았다. 수준이 다른 학생들이 어울려 있으니까 가르치기 힘들므로, 수월하게 가르치기 위해서 수준별로 하자는 것 말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학생의 다양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과목과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는 것이다. 아주 훌륭한 것인데, 우리는 이 개념을 잘못 생각해서, 수직적 다양화를 추구하여 심화와 속진으로 수월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 개념을 몰랐던 내가 부끄럽다.


    그리고 선발경쟁을 해소하기 위한 해결책을 아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우리가 모색할 수 있는 대안에는 '선발방식'과 '대학체제'라고 하는 두 가지 층위가 겹쳐 있다. 이 두 가지 층위를 각기 독립적으로 다룰 수도 있지만, 동시에 생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대학체제를 그대로 둔 채 선발방식만 고치는 것도, 선발방식은 그대로 둔 채 대학체제만 개혁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선발방식과 대학시스템을 동시에 고치는 것도 가능하며, 이렇게 이중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교육문제를 총체적으로 해결해가는 데 보다 효율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를 도표로 나타낼 수 있다. 좌표의 세로축에 해당하는 선발방식 첫 번째 단계는 입시간소화, 두 번째 단계는 내신,수능 개혁, 세 번째 단계는 기회균등 원칙의 전면화이다. 가로축에 해당하는 대학체제 개혁 중에서 첫 번째 단계는 사립대 재정 공영화, 두 번째 단계는 국립대 통합네트워크, 세 번째 단계는 대학평준화이다. 선발방식 개혁방안이 세 가지이고 대학체제 개혁방안이 세 가지이므로 총 아홉 가지의 조합이 생기는 셈이다. 이 가운데 어느 좌표점까지 진행할 수 있을지는 국민의 동의를 어느 정도 수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에 따라 다를 것이다.


    선발경쟁은 결국 입시문제인데, 이 문제에 대해 이렇게 체계적으로 생각을 정리했다는 것이 탁월하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이외에도 다른 자잘한 문제들이 교육의 문제에 얽혀 있는데, 이런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회적 협의체를 얘기하고 있다. 나도 이 생각에 동의한다. 정권이 들어서면 손바닥 뒤집듯이 교육 정책, 입시 제도를 바꾸는데, 이래서는 교육이 누더기 걸레가 되버려서 이도 저도 될 수 없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교육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기구가 있어야 한다. 정치적으로는 진보와 보수, 교육적으로는 교사와 학부모, 대학 등이 참여하여 합의할 수 있는데까지 합의하면서 변화를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이끌어나가야 한다. 국가교육과정도 그렇고, 교과서도 그렇고, 대학입시도 그렇다. 제발 좀 이게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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