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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89, 90] 올림픽의 몸값 1,2: 퍼즐 맞추는 듯한 즐거움행간의 접속/문학 2013. 10. 8. 08:58
오랜만에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일 읽었다.
1. 줄거리
일본 북쪽의 농촌 출신인 시마자키는 도쿄대 경제학부 대학원생이다. 막노동자인 형의 죽음을 통해 하층민의 삶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고, 스스로 막노동을 하면서 현실에 대한 저항의식을 키운다. 그 결과 1964년 도쿄 올림픽에 테러를 준비한다. 도쿄 올림픽은 하층민의 삶을 더욱 착취하여 결국 부가 자본으로 모이게끔 만드는 것이고, 화려함과 명예는 모두 허상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올림픽 경비를 책임진 스가 총경감의 자택, 경찰학교 기숙사, 모노레일 교각 등을 테러하기도 하였다. 경찰은 탐문을 통해 시마자키를 용이자로 지목하고 그를 쫓는다. 시마자키는 도망치는 과정에서 같은 고향 출신 소매치기인 무라타와 콤비를 이루어 테러를 하기도 하고, 도망을 치기도 한다. 결국 개막식 주경기장에서 둘은 잡힌다.
2. 구성
이 소설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구성이었다. 먼저 8월 말에 테러가 연속해서 벌어지고, 경찰이 추적에 나서는 내용이 나온다. 그러다 한 달 전 과거인 7월 말로 돌아가서 시마자키가 막노동에 들어가는 내용이 나온다. 그러면서 시마자키가 어떻게 테러를 결심하게 되었는지, 테러가 일어난 후 시마자키는 어떻게 행동했고, 경찰은 어떻게 행동하고, 시마자키가 한 행동이 경찰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지는 지, 현재와 과거가 긴박하게 교차되어 진행된다. 퍼즐을 맞추는 느낌으로 읽게 된다. 이런 구성이 재미를 느끼게 했다.
3. 주제
상당히 무거운 주제를 스피디한 전개와 긴박감 있는 구성으로 포장했기 때문에 흥미로울 수가 있었다.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의 모습을 직접 몸으로 느끼면서 변화하는 시마자키에 충분히 감정 이입할 수 있었고, 작가의 주제가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다. 단, 결말에 대해서는 좀 허탈했다. 어차피 테러는 성공하지 않았겠지만 그냥 성화대를 폭파하기 위해서 좀더 기발한 방법으로 테러를 시도하다 잡히는 것을 기대했는데, 그만큼은 아니었다.
4. 현재
2020년 도쿄는 다시 올림픽을 유치했다. 다시 도쿄의, 일본의 노동자들의 삶은 60년 전과 얼마나 달라졌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리고 한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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