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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3] 배비장전 (절개 높다 소리 마오 벌거벗은 배비장): 좀더 진한 표현과 풍자행간의 접속/문학 2013. 4. 16. 17:07
1. 줄거리
신임 제주 목사 김경을 따라 배선달도 예방을 맡아 비장이 되어 제주도로 간다. 가면서 아내에게 다른 여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겠다고 약속하고 떠난다. 제주에서는 신임 목사를 환영하는 연회가 열리고 모두 기생을 옆에 끼고 술을 마시는데, 배비장은 혼자 위선을 떨며 기생은 놓지 않고 술만 마신다. 이 모습을 본 제주 목사가 기생 애랑으로 하여금 그를 유혹하게 한다. 꽃놀이를 가서 애랑이 목욕하는 모습을 본 배비장은 그 모습을 잊지 못해 만나달라는 편지를 보내고, 둘은 만난다. 이 때 방자가 애랑의 남편인 척 인기척을 하여 배비장은 궤 속에 숨고, 궤를 바다에 버리겠다고 속여 동헌으로 갖고 온다. 바다에 온 줄 알았던 배비장이 궤 밖으로 나오고 자신이 속은 것을 알아채고 온 고을에 망신을 당한다. 서울을 가기 위해 배를 구하다 한 여인이 전세 낸 배를 얻어 타고 도착한 곳이 애랑의 집인 것을 알고 제주 목사와 애랑의 도움으로 정의 현감이 된다.
2. 명확해진 배비장전
배비장전하고 혼동했던 작품이 이춘풍전이다. 둘 다 남자들의 위선을 풍자한 작품이라서 혼동되었는데, 배비장전은 제주도에 간 얘기이고, 이춘풍전은 평양에 간 얘기라서 이제 정리가 된다. 그리고 비장이 벼슬을 나타내는 말인 것도 알았다. 그런데 궤 속에서 나온 다음에 서울 가다 제주에 와서 현감이 되는 뒷 이야기는 앞 부분의 애랑과 갑작스럽게 화해를 하니 좀 일관성이 떨어진다. 그냥 궤 속에서 나온 후 끝내도 될 뻔했다. 그런 판본이 있다고 하는데.....
3. 방자에 의한 풍자
배비장을 수행하는 방자는 춘향전의 방자보다 훨씬 더 신랄하게 배비장을 풍자한다. 여자한테 넘어갈테니 내기를 걸자고 하거나 양반들의 마음이 음탕하니 눈도 음탕하다느니 하는 비판적인 말을 거리낌 없이 하면서 배비장을 여러 사람 앞에서 톡톡히 망신을 주는데 양반들은 볼수록 불편할 것 같다. 춘향전의 방자하고는 완전히 다르다.
4. 춘향전과 비슷
춘향전과 비슷한 장면들이 좀 나오는데, 방자가 등장하는 것이 그렇고, 기생들을 하나하나 부르는 장면도 그렇다. 배비장과 애랑이 한 이불 속에서 노는 장면도 춘향과 이도령이 한 이불 속에서 노는 것과 비슷하다. 전체적으로 극적인 재미를 위해 춘향전에서 약간 표절을 한 것인지, 아니면 그 당시의 문학적 관습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비슷하다. 그런데, 성적인 표현에 있어서는 훨씬 더 진하다. 성기를 뜻하는 말도 거리낌 없이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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