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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2012서울사진축제: 서울도 고향일 수 있다느낌의 복원/뮤지컬/연극/공연/전시 2012. 12. 30. 21:30
2012 서울사진축제를 다녀왔다. 주된 테마는 기억이다. 과거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지 않는 존재는 공허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 같다. 그래서 과거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과 그 공간 속의 사람들의 모습이 들어있다.
인상적인 것들 중에는 내가 살고 있는 송파구의 변천과정을 담은 사진들이 있었다. 지금의 삼성동과 잠실본동 사이 탄천을 중심으로 부렴마을이 있었다는 것과 그 쪽에 물이 넘쳐서 부리도라는 섬이 있었고, 석촌호수가 한강의 샛강이었고, 벌판에 잠실시영아파트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모습, 그래서 출근버스가 종점부터 만원이었던 것 등... 30년 전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새삼스러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들은 김기찬 작가의 사진들이다. 중림동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10년 혹은 20년, 30년에 걸쳐 변화된 모습을 추적하여 찍은 사진들인데, 작가 자신에게도 찍힌 사람들에게도 추억이 되고, 기억에 남는 사진을 넘어선 사진이었다고 생각한다. 골목에서 강아지를 안고 뛰는 여자 아이가 20년 후에 딸을 안고 있는 모습이라든가, 엄마의 등에 업혀 있던 아이가 장성하여 어머니를 안고 있는 모습 등 변화의 모습 속에서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만드는 따뜻함을 느꼈다.
사람들이 나보고 고향이 어디냐고 하면 그냥 서울이라고 대답을 하지만 정말 고향이라는 마음은 별로 없었다. 서울이 무슨 고향이야? 사는 데지... 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사진들을 보고 기억이 남아있으면, 추억이 남아있으면 서울도 고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에서 훗날 사진을 보고 따뜻한 미소를 지을 수 있으면 서울도 고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나에게도 그렇고 나의 아이들에게도 그렇고.... 그래서 사진을 찍을 때 공간을 담을 수 있는 사진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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