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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2] 내 몸은 너무 오래 서있거나 걸어왔다: 충청도 사투리의 맛행간의 접속/문학 2012. 7. 4. 23:07
내몸은너무오래서있거나걸어왔다 카테고리 지은이 상세보기
이문구의 소설집이다. 이전의 작품들과 다르지 않은 충청도의 풍자적 정신이 들어있는 작품들이다. 여러 마을의 나무들이 각 편의 소설 제목이 되는데, 그 나무들이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경우도 있고, 별 관련은 없으면서 상징적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고, 분위기만 형성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각 마을의 나무를 하나의 테마로 잡아서 작품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작가가 자연과 인간에 대한 관심을 유기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그리고 이런 이문구의 성향은 부록으로 실린 평론가 서영채의 평론에 잘 나타나 있다.
이문구의 소설에서 무엇보다 두드러지는 것은 충청도 사투리로 구성되는 농투성이들의 마음의 풍경이다. 괴팍하고 뒤퉁맞으면서도 세상의 범사에 있어 자기 주견이 뚜렷한 사람들,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속의 경험을 통해 삶의 지혜를 체득한 사람들, 삶의 문리를 깨친 사람들, 이러저리 말휘갑을 치며 궁지를 빠져나가는 능청스런 사람들, 억압적이거나 허풍스런 관리들과 도시 사람들을 향해 혹은 그들의 논리에 대해 또박또박 이치를 따져 묻는, 겉으로는 헐렁해 보여도 속으로는 야무지기 이를 데 없는 고집스럽고 의뭉스러운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인물들의 모습 속에서 작가의 현실 비틀기를 볼 수 있고, 결국은 재미와도 연결이 된다. 문제는 이문구 작품을 너무 많이 읽다보면 그 인물이 그 인물 같은 것이 좀 흠이다. 우리동네까지만 읽고, 이문구는 그만 읽어야겠다.'행간의 접속 >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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