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을 지승호가 인터뷰했다. 지금의 청년들을 88만원 세대라고 명명하며 가슴 아픈 시대를 보여준 우석훈이 인터뷰에서는 제목처럼 어떤 얘기로 희망을 말할지 궁금했다.
먼저 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한국의 조직에서 권한을 가진 4,50대 남성들의 힘이 너무 강하다. 그런데 이들의 아집과 아둔이 조직을 망친다고 한다.
그 사람들은 '빨간 펜'들이잖아요. 스스로 뭘 쓰지는 않고 토씨만 고쳐주는 빨간 펜이 쎈 건데, 진짜로 원안을 만드는 사람들은 따로 있잖아요. 그 사람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줘야 다양하고 참신한 요소가 나올 수 있는데요. 그 사람들이, 빨간 펜을 쥐고 딴죽을 거는 부장이나 이사를 보면 갑갑할 거 아닙니까?
학교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도 빨간 펜을 든 교장, 교감들이 딴죽을 걸면 제대로 수업하고, 제대로 학급 경영하고 싶어하는 교사들의 창의력을 그냥 무너뜨린다. 무엇보다도 조직을 우선시하고, 개인에 대한 배려가 없으니 조직을 위해 헌신하고 싶은 마음을 생기게 하지 않는다. 조직을 경영할 리더쉽이 있는 교장, 교감들을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들의 경제연구소에 대한 얘기도 한다.
기업연구소라고 하는데 경제학자들은 별로 없어요. 그래서 마치 언론사 데스크처럼 되어 있는데요. 단기간에 여러 연구를 해야 하니까 데이터를 놓고서 꾸준히 축적하거나 분석하는 일은 기업도 그렇게 하기 어렵구요. 그러다보니까 그때그때 사장들 입맛에 맞거나 언론에서 받아들이기 좋은 형태로 만드는 거죠.
나는 기업들의 경제연구소는 정말 기업의 브레인으로서 경제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를 하는 줄 알았는데, 그때 그때 사장들이 하기 좋은 얘기들을 입맛에 맞게 식탁에 올리는 주방장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니 좀 놀라웠다. 그럼 경제연구를 제대로 하는 곳은 어디일까?
책을 읽다보니 제목의 희망을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책을 잘 못 읽은 것인지는 몰라도 답은 책 속에 없어보였다. 사회 비판적인 내용이 다수였고, 이렇다할 대안은 딱히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희망은 어디에? 쉽게 생각하면 비판을 뒤집으면 그대로 희망이 아닐까? 비판한 것들의 반대가 우리가 가야할 길이고, 이렇게 비판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희망이라고... 비판도 할 수 없는 사회였으면 그것은 희망도 없는 사회라는 것이다. 결국 희망은 비판 속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