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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6] 공간디자인을 하면서 배운 101가지: 공간 디자이너의 마음행간의 접속/건축 2025. 5. 31. 21:52
책이름: 공간디자인을 하면서 배운 101가지
지은이: 김석훈
펴낸곳: 동녘
펴낸때: 2022.9.
공간디자이너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배운 것들 101가지를 추려서 아주 간략하게 정리한 책이다. 설명도 어렵지 않다. 너무 간단해서 사소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실무적으로 따져 보면 나름 필요한 지식들을 뽑은 것이다. 그 중 건축이나 공간에도 중요하지만 일상 생활에서도 의미 있는 점들을 뽑아 보았다.
먼저 가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가구는 공간을 경험하게 한다
공간 안에는 당연히 가구가 있어야 한다. 공간은 바라보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사람이 경험하고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가구가 의도하는 신체 자세에 따라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어떤 가구를 어떻게 연출하는지에 따라 하나의 공간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공간 소유자의 개성과 취향에 따라 가구 선택이 달라지며, 선택된 가구들의 배치에 따라서도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공간에 담긴다. 가구를 통해 비로소 온전한 공간이 되는 셈이다.건축가가 가구를 디자인하는 것에 대해서 의아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공간은 몸으로 느끼는 것이고, 그 공간 속 몸의 자세를 만들어주는 것이 가구이기 때문에 공간 속의 인간을 생각한다면 건축가가 가구를 디자인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을 말한다.
그 다음으로 조명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색온도가 분위기를 좌우한다.
공간의 마지막 연출은 조명이 한다. 조명이 어떻게 연출되는지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는 크게 좌우될 수 있다. 공간디자이너의 역할 중 하나는, 의도하는 분위기에 맞게 조명 계획을 고안하는 것이다. 육안상으로 보이는 직접적인 조명의 빛이 필요하다면 직부 조명을 사용할 때도 있고, 때로는 벽과 공간을 건축적으로 은은하게 밝히기 위해 간접 조명을 고려하기도 한다.
조명이 공간을 의도한 대로 밝혀준다 해도 조명에 대한 고민이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조명 빛의 색온도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끔 동네 식당을 가면 똑같이 생긴 직부 조명들이 저마다 다른 색깔로 빛나는 모습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어떤 것은 푸르스름하고, 어떤 것은 불그스름하다. 이는 색온도가 다르기 때문인데, 붉을수록 색온도가 낮고 푸를수록 색온도가 높다. 색온도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디자이너는 공간의 의도와 연출 방향에 맞게 색온도를 적절히 설정하고 계획해야 한다.건축가들이 공간 자체를 신경 쓰는 만큼 또 신경 쓰는 것이 빛이다. 자연광도 신경 쓰고, 인공 조명도 신경 쓴다. 조명에 따라 공간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으로 동선을 구상한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란 전달하려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소설의 경우 사건의 발단부터 전개와 위기. 그리고 해소를 통한 마무리로 이어지면서 줄거리가 기승전결에 따라 연결되어 펼쳐진다. 공간에서도 스토리텔링을 통해 공간과 이를 꿰뚫는 동선이 연결된다. 이렇게 구성된 공간을 마주한 사람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입 공간을 시작으로, 동선에 따라 펼쳐지는 공간들을 연속적으로 경험한 뒤,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공간을 만나면서 공간 경험이 극대화된다. 이런 식으로 디자이너가 구현한 스토리텔링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건축가가 이제는 이야기도 만들어야 한다. 공간을 체험하는 사람이 이 공간을 어떻게 느낄지를 생각하면서 그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동선을 고려한 나름의 이야기를 만든다. 안도 다다오가 진입로를 길게 만들어 들어오는 사람의 호기심과 공간감을 극대화하듯이....
그리고 이야기를 직접 구성하지 않더라도 어떠한 이야기라도 일어날 수 있도록 우연을 배치하는 것도 건축가가 할 일이다.의도를 통해 우연을 담는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뛰어노는 강아지 , 바람에 산들거리는 나뭇잎 등 공간 안의 동적인 요소들은 계획적인 것이 아닌. 우연의 장면들로 연출된다. 공간디자이너는 공간 안에 '의도된 건축적 프레임'을 만들고, 그 안에 시시각각 변하는 우연의 그림들을 담고자 한다.건축가가 멋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의도한 우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을 의도한다는 이 역설이 건축가의 멋이다.
공간을 느끼게 하는 것은 재료의 질감과 물성이다.물성은 공간의 온도와 무게를 표현한다.
공간에는 여러 재료들이 혼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재료들의 다양한 물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하나를 이룬다. 물성이란 재료의 본질을 말한다. 공간디자이너는 이를 정확히 파악해 공간에 대입시켜야 한다. 차갑게 느껴져야 하는 공간에는 유리나 돌 같은 물성의 재료를, 따뜻하게 느껴져야 하는 공간에는 천이나 나무와 같은 물성의 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 때로는 공간의 무게를 보여주기 위해 돌이나 콘크리트 같은 묵직한 느낌의 재료를, 가벼운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하늘거리는 천이나 종이 같은 재료를 고려할 수도 있다.질감과 물성은 만졌을 때 가장 크게 느껴지지만 그 공간 속에 있으면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건축가가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감리자의 마음 자세를 이야기한다.감리자의 마음 자세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만반의 준비를 하는 단단한 마음과, 상황에 맞춰 빠르게 태세를 전환할수 있는 열린 마음.이런 마음 자세는 비단 감리자 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이 가져야 하는 마음 같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건축가, 공간 디자이너의 마음을 조금 더 알게 되는 책이다.'행간의 접속 > 건축'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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