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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 북한산 산행-힘든 만큼, 딱 그만큼의 만족
    바람의 시선/여행/등산 2006. 10. 30. 13:02
    북한산
    주소 서울 성북구 정릉동 1-1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효자동, 의정부시
    설명 서울특별시 도봉구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경계에 있는 높이 836m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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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북한산을 갔다. 아침에 TV를 보며 하루를 뭉개려고 하고 있는데, 산행 안내 프로그램을 보니 산에 가고 싶어졌다. 그래서 부랴부랴 짐을 챙기고 북한산으로 갔다.

    우이동에 도착해서 김밥 한 줄 먹고, 두 줄은 포장해서 싸고, 물도 한 통 싸서 올랐다. 김밥이 굵길래 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알고 봤더니 1000원이 아니라 2000원이었다. 결국 매표소 앞에 있는 가격표를 보니, 입장료 300원이 모자랐다. 그제 학교에다 지갑을 놓고 와서 10000원짜리 한 장하과 교통카드만 들고 왔더니 이렇게 되버렸다. 매표소에 그냥 사정할까 하다가 그건 좀 그렇고 해서 그냥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입장료 없는 산을 생각했는데, 아차산하고 남한산성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수락산도 있었지만 좀 그렇고, 관악산은 전에 갔고... 아차산하고 남한산성 가기에는 좀 약하고... 가다가 김밥집에서 한 줄만 무르기로 하고 갔다. 다행히 아주머니가 흔쾌히 환불해주었다. 아, 300원 갖고 이런 상황이 벌어지다니...

    도선사로 올라가는 길에 오른쪽에 난 백운제2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산행을 시작했다. 도선사로 가서 백운매표소로 가면 아스팔트길이 너무 길어서 산행 같지 않았는데, 이 길은 길도 아늑하고 흙길이라서 좋았다. 주말이라서 사람들이 많았고, 단풍은 날이 춥지 않아서 마르기만 했다.

    백운대는 험했지만 재미있었다. 인수봉은 정말 영험해보였다. 아무나 접근할 수 없는 그 기운... 외경스러웠다. 백운대 앞의 너른 바위에서 김밥을 먹고, 노적봉을 돌아 용암문을 거쳐 산성 산책길을 따라 보국문, 대동문, 대성문까지 왔다. 날이 약간 흐려 시야는 좋지 않았지만 전망은 좋았다. 중간에 칼바위 능선이 있었는데, 지친 상태에서 가기에는 약간 무리처럼 보여서 대성문까지 왔다. 재수할 때 태환이랑 홍렬이형이랑 왔던 기억을 더듬어봤는데, 그 때는 백운대에서 보국문까지 왔던 것 같았다.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발전한 것이다. 그 때는 마이 입고, 캐주얼화 신고, 산에 올 때였으니까.

    산성 길을 걸으면서 생각한 것은 산은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내가 산을 많이 다녀보지는 않았지만 산을 한 번 오르고 나면 산은 항상 나를 만족시켰고, 항상 뿌듯함을 주었다는 것이다. 힘든 만큼 딱 그만큼의 만족을 주는 산이 있기에 산을 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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