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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에서 |
감독 |
이창재 (2006 / 한국) |
출연 |
이해경, 황인희, 손영희, 김동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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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타리 영화 『사이에서』를 보았다. 무속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무당에 대한 따뜻한 접근을 시도한 영화이다. 무속인이 된 사람과 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인간적 고뇌와 아픔을 담고 있다.
무당이 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자식이 있는 40대 가장(남), 자기 사업해나가는 20대 처녀, 자식 다 키우고 무병이 들어버린 50대 아줌마, 귀신을 보고, 말도 듣는 8살 아이(남) 등이다.
40대 남자는 처음에는 자신의 직업을 속였지만 중학교에 들어간 이후에는 알렸다고 한다. 자식 다 키우고 무병이 들어버린 50대 아줌마는 무병이 들은 것을 몇십년전에 이미 알았지만 무당이 되고 싶지 않아서 계속 거부하다 죽을 병에 걸리고서야 무당이 되는 것을 받아들여서 내림굿을 받았다. 귀신을 보는 남자아이는 지금 내림굿을 받을 수가 없기 때문에 내림굿을 나중에 받게 해달라는 굿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자기 사업해나가는 20대 처녀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은데, 사업을 하는데, 계속 망하고, 집안에도 안 좋은 일이 너무 많아서 점괘를 보니 무당이 될 운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무당이 되기 위해서 수업을 받고, 내림굿까지 받았지만 결국 거부하는 인물이다.
이러한 사람들을 안내하는 무당도 나오는데, 그 사람도 이들의 삶과 고통을 보면서 자신의 삶을 생각하게 되고, 인간적인 슬픔을 갖는다.
인상적인 장면은 50대 아줌마의 내림굿에서 여러 귀신들이 잘못 자리를 잡아 헤매는 장면이었다. 옛날에 짝사랑하던 총각의 귀신이 몸에 들어와서 옛날에 좋아했다는 얘기를 하거나, 친척이 들어오기도 하고.... 그런 귀신들은 잘못 들어와서쫓아내야 하는데, 그냥 바로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한바탕 같이 놀아주면서 쫓아낸다.
굿은 그런 것이었다. 귀신들이 억울하게 죽어서 이승을 떠돈다. 그들이 억울하지 않게 원혼을 풀어주고, 놀아주고, 마음 편하게 돌아갈 수 있게 안내해주는 것. 귀신을 무조건 배격하는 것이 아니라 귀신의 마음을 알아주고, 배려하는 인간적인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죽은 귀신의 소원도 들어주는데, 산 사람의 소원 못들어주겠는가? 라는 속담이 왜 나오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