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동원의 새로운 모습
강동원의 연기가 많이 깊어졌다. 사형수의 사랑을 잘 표현했다. 사형수로서의 절망과 그 절망 속에서의 놓치고 싶지 않아 조심스러운 사랑을 잘 표현했다. 그리고 마지막 사형 집행 장면에서의 죽음에 대한 자세 등도 자연스러웠다. 비일상적인 인물의 기복이 있는 감정이라서 자칫 궤도를 이탈하기 쉬웠는데도 만족스러웠다.
2. 이나영은 그대로
반면 이나영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스타일의 엉뚱하면서도 어이없는 캐릭터를 가져왔는데, 과거의 상처를 안고 있지만 사랑으로 변화하는 인물을 그리기에는 잘못 설정된 캐릭터였다. 선이 좀더 부드러웠어야 하고, 대사의 전달이 이나영답지 말았어야 했다.
3. 눈물의 감독
『파이란』의 감독이라는 것을 알고 봤기 때문에 눈물에 대해서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문제는 어느 시점에서 얼마만큼의 깊이로 가슴에 파장을 일으키며 눈물을 이끌어내느냐였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나는 사형집행 두건을 씌우는 장면에서 "무서워요"라는 대사에서 억제할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세상에 이별을 고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이 몇 마디나 될까? 후회없는 한마디를 생각하고 싶지만 인간적인 한마디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죽음은 무서운 것이다.
4. 마무리의 여운
사진은 우리의 기억을 도와준다.머리의 기억 뿐만 아니라 마음의 기억도 도와준다. 강동원이 간직하고 싶었던 그 한 장의 사진속에 반사되어 비치는 이나영 모습 속에서 사랑의 마음을 기억한다. 그리고 제목을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마지막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