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009 시즌을 하이원에서 시작했다. 여태까지는 시즌권을 매시즌 끊었는데, 처음으로 시즌권을 끊지 않았다. 지난 시즌상황으로 봤을 때, 올 시즌은 10번 이상 스키장을 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피곤하고, 혼자 다니기도 심심하고, 그래서 의무감에 다니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흥이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완전히 스키와 연을 끊을 수는 없어서 올 시즌은 여러 군데 바람 쐬는 겸 해서 다닐 생각이다.
처음 개시는 하이원에서 시작했다. 하이원은 버스 교통비와 주간권이 패키지로 묶여서 주중에는 40000원이다. 성우나 휘닉스파크는 50000원, 용평은 49000원, 대명은 55000원에 비하면 괜찮은 가격이다. 좀 멀어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스키 타는 시간도 다른 곳에 비해서 줄기는 하지만 쉬지 않고 머슴 스키 탈 것도 아니고, 쉬엄쉬엄 탈 생각이니 그렇게 안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1년 만에 스키를 타서 그런지 오전에는 적응이 되지 않았다. 다리에 힘도 들어가지 않고, 사고 난 기억에 몸을 자신있게 경사면에 던지지도 못하고 후경만 났다. 그래도 초급에서는 나름 스피드를 즐기고 카빙을 하려고 했다. 이제는 중급도 무섭고 초급이 재미있다. 오늘 하이원은 바람이 많았다. 오전에는 빙판이 별로 없었는데, 오후 들어서자 빙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엣지를 세우지도 못하고,스키를 타는 건지, 스키에 얹혀 있는 건지.....
1년 전에 쓰던 물품들도 다 제자리에 있다. 마스크, 장갑, 안경, 고글, 자물쇠... 안경에 곰팡이가 좀 슬고, 마스크에서 약간 냄새가 나고, 자물쇠의 비밀번호를 잠시 까먹기는 했지만 이상 없다. 자물쇠 비밀번호는 1111부터 6666까지 맞추려고 하다가 생각이 났다. 이 희열....
올해에는 버스 패키지를 판매하는 스키장 중심으로 그동안 다니지 못했던 스키장을 살짝 살짝 다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