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 영상 기온으로 무너지던 슬로프가 그제 내린 눈으로 기사회생하였다. 거기다가 밤 사이 기온도 영하로 떨어져서 설질을 유지할 수 있었다. 3월 중순에 이정도면 너무 만족스러웠다.
레드는 대회가 있어서 일반 개방은 안 했고, 레인보우1은 얼음이 그대로 드러나서 위험하니 개방을 안 했고, 결국 잘 타는 사람들은 골드로 몰렸다. 그래서 스키를 갖고 왔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타려면 보드보다는 스키가 좋고, 오후에 설질 안 좋아지면 레인보우 파라다이스 올라가기에도 스키가 더 좋았다.
오전 골드 설질은 강설이었다. 보드를 갖고 왔으면 엣지 박기 힘든 눈이었지만 스키로는 그래도 재미있게 탈 수 있는 눈이었다. 11시부터 슬러쉬화 되어서 11시 30분까지 타고 일단 쉬었다. 지난 번처럼 스키를 혼동하지 않도록 한쪽 스키를 옆으로 넘어뜨렸다.
12시 조금 넘어서부터 다시 탔는데, 눈이 많이 녹아서 슬러쉬화 되고, 흙도 드러나려고 했다. 1시 30분까지 타고, 드래곤플라자 게렌데에서 점심을 먹었다. 황태국을 먹었는데, 밥도 국도 양이 풍부해서 좋다. 비싸지만 그 가치를 하는 것 같다.
2시 30분부터 4시까지는 곤돌라를 타고 레인보우 파라다이스를 3번 탔다. 상단은 모글, 중단이 조금 괜찮았고, 하단은 슬러쉬였다. 차고지부터는 얼음이 녹았던 자리에 물이 고여서 스키가 나가지를 않았다. 보더들은 거기서부터 나가지 않아서 힘들었을 것 같다. 레인보우 파라다이스를 안 쉬고 내려오니 10분 정도 걸렸고, 다리은 힘이 빡 들어가서 아픈 느낌이 들었지만 지금 아니면 다시 탈 수 없을 거라 생각하고 그냥 탔다. 중간 중간의 벽타기에서 점프도 해보면서 탔다.
주말이라 사람들이 아주 많을 줄 알았는데, 그렇게 많지는 않았고, 정말 환자들만 온 것 같았다.
다음 주에도 수요일에 폭설이 예보되어 있는데, 그 눈이 주말까지 버텨줄지는 모르겠다. 마음으로는 이번이 올 시즌 마지막이라고 정리하고 왔지만 용평이 다시 약속의 땅 답게 약속을 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