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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 로마인 이야기 2, 한니발 전쟁: 한니발 VS 스키피오행간의 접속/역사 2014. 1. 8. 11:20
로마인 이야기 2권 한니발 전쟁은 기원전 264년 제1차 포에니 전쟁부터 2차, 3차 포에니 전쟁과 마케도니아 전쟁, 마케도니아와 카르타고의 멸망까지 130년 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1. 줄거리
제1차 포에니 전쟁은 기원전 264년 카르타고가 시칠리아를 점령하기 위해 상륙하자, 시칠리아의 로마와 시라쿠사가 동맹을 맺고 카르타고를 물리친 전쟁이다. 해상강국 카르타고와 해전을 벌이기 위해 로마는 처음으로 해군을 창설하고 배를 건조하고 해전을 치르면서 카르타고 물리친다.
제2차 포에니 전쟁은 기원전 218년에 일어나는데, 그 사이에 카르타고는 에스파냐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한니발의 아버지인 하밀카르가 지배를 한다. 그 밑에서 한니발은 이탈리아 반도를 점령할 야망을 세운다. 그리하여 제2차 포에니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처음에는 한니발이 로마의 식민지를 건드리고, 로마가 선전포고를 하자 코끼리를 앞세워서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 북부로 침공한다. 한니발은 연전연승을 하며 이탈리아 남부까지 진출하면서 로마만은 남겨둔다. 이유는 로마를 점령해도 주변의 동맹국이나 로마연합이 공격하면 이들을 막을 수 없으므로 일단 로마에 우호적인 로마연합을 깨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로마의 명장 스키피오가 에스파냐 전선으로 가서 한니발의 고향인 카르타헤나를 공격하고, 연전연승을 하자, 보급을 받지 못하는 한니발은 고립되고, 집정관이 된 스키피오가 카르타고를 직접 공격하여 성공하자 카르타고는 한니발을 철수시킨다. 이 과정에서 카르타고가 강화를 깨고 스키피오와 맞서게 되자, 역사적인 두 명장, 스키피오와 한니발이 정면승부를 펼치게 된다. 결국 전략의 우위로 스키피오가 승리하고 한니발은 시리아로 망명한다. 이로써 제2차 포에니 전쟁이 마무리된다.
제3차 포에니 전쟁은 로마의 동맹국인 누미디아 왕국을 카르타고가 공격했기 때문에 로마에서 출정을 했고, 카르타고는 힘없이 무너졌고, 카르타고는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한편 그리스인들을 마케도니아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로마를 끌어들였고, 마케도니아의 왕 필리포스 5세는 로마군에 밀려 그리스를 침범하지 않는다는 강화조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로마가 마케도니아를 멸망시키지 않고 그대로 둔 것에 반발하는 그리스의 아이톨리아 동맹은 마케도니아를 공격하기 위해 시리아를 끌어들였고, 시리아에는 카르타고에서 망명한 한니발이 있었다. 결국 로마와 시리아의 싸움이 그리스와 소아시아에서 벌어졌고, 로마는 승리했고, 아이러니하게도 마케도니아는 로마의 편을 들어 군량과 무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후 필리포스 5세의 아들 페르세오스는 왕이 되어 국방력을 키워 로마에 대한 복수의 기회를 찾고 있었고, 동쪽의 페르가몬을 침략했고, 로마가 참전하여 전쟁을 벌였으며, 로마가 승리하였다.
결국 로마는 이 시기에 카르타고, 시리아, 마케도니아를 모두 이기고, 지중해의 평화를 자신의 힘으로 유지하는 진정한 지배자가 되었다.
2. 알게 된 것
카르타고, 시리아, 마케도니아 등과 전쟁을 하면서 로마는 온건한 제국주의 노선을 취하는데 그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패전국은 로마의 패권을 인정하고 로마의 동맹국이 된다. 따라서 로마의 허락 없이는 외국과 전쟁을 할 수 없다.
2. 패전국의 군비는 자위력 수준으로 떨어뜨린다.
3. 패전국의 국내 자치는 완전히 인정하고, 따라서 패전국 국민은 로마에 조세를 바칠 의무를 지지 않는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로마는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지중해를 지배해나갈 수 있었다. 반면에 갈리아인이나 에스파냐에 대해서는 로마의 속주로 만들어 총독을 파견하여 직접 통치했는데, 그들은 통일된 국가체가 아니라 여러 부족이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스인들의 속성에 대해서도 작가가 쓴 부분이 있는데, 좀 부정적이다. 그리스가 문화, 예술, 학문적으로는 분명히 선진적인 문명을 이루고 있지만 민족적인 속성은 다른 나라에 의존하거나, 친구의 위기를 이용한다고 하여 좀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보였다. 그리스인들이 보면 좋아할 것 같지 않다. 이 책에서 보면 그리스가 좀 안 좋게 보이기는 한다. 그리스 역사에서 그리스가 분열하지 않고 한마음으로 대동단결한 때가 페르시아와 전쟁했을 때 단 한 번 뿐이고, 이후에는 그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하는 얘기도 1권에서 있었던 것 같다.
3. 인상적인 부분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한니발과 스키피오가 카르타고의 자마에서 격돌하기 전에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나누는 대화 장면이다. 한니발은 노련함과 원숙함으로, 스키피오는 패기와 열정으로 서로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정말 두 사람 모두 신사적이고, 상대에 대해 배려하면서 자신의 논리를 정연하게 얘기하는 모습은 정말 멋있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너무 길어서 인용하지는 못할 것 같다.
그 다음에 두 사람은 로마와 시리아의 전쟁에서 다시 만났는데, 그 두 사람의 얘기는 별 다른 얘기는 없고, 단지 그들이 만난 장소가 에페소스, 지금의 터키의 에페스라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왜냐하면 내가 가본 곳이니까. 에페스의 유적지를 갔었는데, 내가 갔던 그 곳 어딘가에서 스키피오와 한니발이 얘기를 나누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느낌이 색달랐다.
위의 내용과는 직접 관련은 없지만 여러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작가의 생각이 드러난 부분이 있었다. 그 중에 완고함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어서 옮겨본다.
고령자라서 완고한 것은 아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육체의 쇠약이 정신의 동맥경화 현상으로 이어질지 모르지만, 훌륭한 업적을 쌓은 고령자에게 나타나는 완고함은 그것과는 다르다. 그들은 훌륭한 업적을 거둠으로써 성공자가 되었기 때문에 완고해진 것이다. 나이가 사람을 완고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성공이 사람을 완고하게 만든다. 성공자이기 때문에 완고한 사람은 변혁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되어도, 성공으로 얻은 자신감 때문에 다른 길을 선택하기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근본적인 개혁은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과거의 성공에는 가담하지 않았던 사람만이 달성할 수 있다. 흔히 젊은 세대가 근본적인 개혁을 성취하는 것은 그들이 과거의 성공에 가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공했기 때문에 완고하다는 얘기, 그래서 변화를 싫어한다는 얘기가 정말 딱 맞는 것 같다. 성공의 부작용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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