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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65] 스님의 주례사: 욕심을 버리고, 자신을 바라보기행간의 접속/에세이/인물 2012. 11. 7. 12:39
스님의 주례사는 책으로 만나기 전에 인터넷에서 만났다. 정말 한 단어, 한 문장 빼놓을 수 없이 고스란히 마음에 새겨야 하는 말씀들이어서 스크랩하고 있었다. [관련글 보기] 그러다 도서관에서 보고 읽게 되었다.
가장 많이, 반복해서 하는 말씀은 모든 괴로움, 고통, 갈등 등의 원인은 욕심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욕심을 버리고, 그냥 순리대로 놓아두면 마음이 불편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욕심을 버리는 방법은 수행이고.... 수행이라고 해서 머리 깎고 산에 가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마음을 바르게 하려고 하고, 변화하려고 하는 것, 그게 수행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살면서 선택을 하지 못하고 갈등하는 경우가 있다. 좋은 점하고 나쁜 점이 반반인 그런 경우이다. 그런 경우 그것을 선택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한다.
이때는 아무 쪽으로나 결론을 내려도 됩니다. 다만 어떤 결론을 내든 이익과 손실이 반반이기 때문에 한쪽이 이익을 취하게 되면 다른 쪽이 손실을 감수해야 해요. 그래서 이것은 선택에 따르는 책임의 문제이지,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전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이런 의미에서 아무렇게나 선택해도 된다는 얘기예요.
고민의 핵심은 선택하냐 마냐가 아니라 이걸 책임질 수 있냐 없냐는 마음의 문제인 것이다. 결국 어떤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 때문에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하나 묻겠습니다. 여러분 자신을 바꾸기 쉬워요, 어려워요? 어렵습니다. 자신도 못 고치면서 어떻게 저 인간을 고쳐요? 고치기 어려운 것을 고쳐야만 내가 행복하다고 착각하며 살기 때문에 행복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런데 이 행복은 남편이 만드는게 아니라 바로 내가 만드는 거예요. 그러면 나만 바꾸면 돼요. 물론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저 인간을 바꾸는 것보다는 누가 바뀌는 게 쉬울까요? 내가 바뀌는 게 훨씬 쉬워요. 원인의 결과가 나에게 달려 있고, 내 인생의 운명이 내 손에 쥐어져 잇다는 말이에요.
큰 주제, 욕심을 버리고, 자신을 보라는 얘기와 같은 맥락이다.
읽다보니 여자, 아내들에게만 욕심내지 말고, 수행하라고 하고, 남자들에게 하는 얘기가 별로 없다. 이거 남자는 문제가 없는데, 여자만 문제가 많은 것처럼 여겨져서 남녀차별처럼 느껴진다. 이와 관련된 내용도 있는데 결론은 질문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여자라서 그분들이 가장 빠르게 행복으로 가는 길을 얘기한 것 뿐이라고 대답한다.
이렇게 대부분의 이야기가 여자, 아내들에게 하는 내용이 많은데, 남자 얘기도 약간씩 보인다. 고부간의 갈등이 있는 경우 현명한 남자의 태도에 대해서 얘기한다. 결론은 어머니한테는 "어머니 죄송합니다"하고, 아내한테는 "여보, 미안해"하는 것이다. 이쪽, 저쪽에 다 "죄송합니다"해야 한단다. 그게 남자의 기득권에 대한 참회라고 한단다. 그리고 남자에 대한 또하나의 충고는 아이 교육에 관한 것인데, 세살까지는 엄마가 주로 키워야 한다고 한다. 그럼 남자는 뭐하나? 아내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잘해주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내가 임신 8개월에 힘든 상황인데, 당연히 잘해줘야 하고, 앞으로도 잘해줘야 한다.
읽다보니 욕심을 버리고, 자신을 보라는 것과 질문하는 사람이 답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대로 하라는 즉문즉답 식의 얘기들은 김어준의 『건투를 빈다』와 비슷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적인 구절로 마무리한다. 이 한마디만으로도 마음은 편안해진다.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도 없고, 또 다 이룬다고 좋은 것도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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