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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55]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그 때 몰랐던...행간의 접속/에세이/인물 2012. 10. 24. 00:30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가 노무현 대통령과 인터뷰한 내용이다. 시기는 임기말인 2007년 9월과 10월 중 3일 간이다. 전체적으로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노무현의 죽음이 남긴 것들, 2부는 노무현의 정책에 대한 생각들, 3부와 4부는 노무현이 생각하는 정치와 사상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2부였다. 왜 그 때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뒤늦었진만 그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
1. 정치 보복
노무현은 다른 정치인들과 다른 점이 많았다. 그런 모습 중의 하나가 정치인으로서 정치 권력을 정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무슨 얘기냐 하면 다른 정치인들의 최종 목표는 정권 잡는 것이고, 그게 끝이다. 그 다음은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노무현은 정권은 하나의 과정이고 진정한 권력은 시민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퇴임 후에는 시민사회 속에서 시민주권운동에 대한 구상을 하게 된다. 실제로 봉하마을로 가서 그런 활동을 하면서 세력화하면서 정치권과 현 정부에서는 위협을 느끼고 그에게 정치보복을 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 때 그런 말들이 있었던 것 같다. 정치 다시 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2. 대연정에 대해서
2005년에 대연정 얘기가 나왔을 때 정말 뜬금없었다. 왜 한나라와 손을 잡는지.... 권력을 가졌을 때 해볼 것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노무현은 연정 구상을 이전부터 하고 있었고, 2004년 총선에서 질 것으로 예상하고 구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탄핵 정국에서 역풍이 불어 원내 과반을 확보하며 1당이 되었다. 그러다가 2005년 재보궐 선거로 과반이 무너지면서 정국 주도권을 잃게 되자 대연정을 하게 되었다. 대연정의 내용을 보면 일종의 타협의 정치였다. 총리를 한나라당에 주면서 권력의 반을 내놓고, 대신 중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 강화로 개편을 하려 한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지역구도는 많이 없어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정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도가 더 중요했다"고 말한다.
3. 검찰과의 관계에 대해서
그 자신이 변호사 출신이고 법에 대해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검찰의 생리는 잘 알았던 것 같다. 그래서 검찰을 이용하려고 생각하지 않았다. 검찰을 이용한다는 것은 결국 서로 거래를 한다는 것인데, 그렇세 서로의 치부를 뭉고 가다가 나중에 결정적일 때 폭발할 것을 우려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게 검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지만, 그의 우려는 현실화되고 퇴임 후 검찰은 그에게 총구를 겨누게 된다. 이명박 정권은 검찰을 정치적으로 이요하고, 검찰도 같이 타협해서 정권을 이용하고....
4. 대선 출마의 계기
이게 좀 의외였다. 왜 대선에 나오게 되었는지 얘기를 들어보니까 이인제 때문이었다. 이인제가 2002년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 민주당으로 왔고 나름 대세를 이룰 수 있었다. 이걸 보고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 거다. 경선 불복한 사람이 여기 와서 정치적 이념도 비전도 없이 인지도 하나만 갖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것을 우리가 도와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건 신뢰의 문제다. 지도자가 기회주의자가 되면 국민들도 그것을 닮는다고 생각하고, 신뢰를 버리는 기회주의 정치인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대선 후보가 되었고, 결국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이다.
5. 언론과 재벌에 대해서
정치권력과 시장권력 사이에 언론권력이 있는데, 이 언론권력이 지금은 시장권력의 편에 서있다. 정치권력은 국민들이 선출하지만 언론권력의 정통성은 어떻게 인정할 것인가 봤을 때 결국 에는 소비자의 선택을 통해서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시민들이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벌도 마찬가지다. 시장권력의 상대편에 있는 소비자권력을 조직하고 이들을 정치권력으로 묶어내고, 정치권력으로 시장을 통제함으로써 시장의 효율과 정의를 유재해 나가자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결론이 시민주권운동으로 가는 것이다.
6. 북핵과 남북 관계에 대해서
남북 관계에 대해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 같다. 깊이가 있다. 그리고 가능한 것 같기도 하다.
보통 협상할 때, 내 카드를 보여주지 않는 것. 상대방이 내가 무엇을 할지를 모르게 하는 것이 하나의 협사 전략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그것은 서로 이익을 가지고 나눌 때 하는 것이지요. 북핵 문제처럼 아주 중요하고 큰 문제, 말하자면 사태의 향방에 국가의 운명이 걸려 있는 아주 중대한 문제에서는 상대방이 내가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예측하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지요. 내 포지션이 정확할 때 상대방이 산수로, 전략적 산수로 계산하고 그 다음에 행동하기 때문에 서로 예측하기가 좋은 것이거든요.
카드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보여줌으로써 판단하게 하는 것. 결국 포용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뒤늦은 남북정상회담은 대선전에 이루어져서 그 의미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정략적으로만 비쳐졌지만 그에게 그 회담은 통일로 가는 의미있는 징검다리였다. 그리고 다음 정권이 누가 들어서도 그 기조는 계승될 것으로 보았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이명박 정권을 너무 과대평가했나?
7.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
정말 많은 비판을 받은 것이었다. 그도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파병 반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대의명분 외에 실리적인 부분도 놓칠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타협을 한 것 같다. 파병하지 않았을 때의 한미관계를 했을 때, 파병을 하되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했다. 그 자신도 사람들의 생각 다 안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의 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8. 한미 FTA에 대해서
이라크 파병보다 거 큰 비판을 받은 것이다. 나도 정말 이 때 마음이 많이 떠났다. 통상국가로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서 한미 FTA를 진행했다고 한다. 불확실하지만 뛰어들어야 적어도 낙오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절대 우리가 다른 나라를 지배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지배받지 않기 위해서 그런 것이다. 그의 얘기를 들으면 대의는 이해가 되지만 그 세부 내용으로 가면 그 대의를 뒷받침하느냐 다시 논란이 있기 때문에 지금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읽으면서 그의 생각을 내가 이렇게 몰랐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끝까지 왜 지지하지 못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가 죽고나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들이 든다. 그래서 이번 대선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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