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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7]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생존의 필수는 창의성행간의 접속/자연과학/환경 2017. 9. 21. 16:09
책이름: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곁이름: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지은이; 김대식
펴낸곳: 동아시아
펴낸때: 2016.04
제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알파고 등의 말들이 많이 들리는데, 이런 말들을 들으면 그렇지 않아도 빠르게 변화해가는 세상이 더 빨리 변화해가는 느낌이다. 도대체 이런 것들이 뭐길래 그렇게 떠드는지 궁금해하던 차에 만나게 된 책이다.
지은이가 뇌과학자라서 복잡하고, 난해하게 풀어나갈 줄 알았는데, 상당히 이해하기 쉽게 대중적으로 서술해서 읽기가 편했다. 그 중에서 인상적인 부분들을 뽑아보았다.
학습하는 기계의 등장은 호모 사피엔스만의 영역이었던 대부분의 지적인 노동 역시 자동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자동화되는 순간, 지적인 노동 역시 대량생산되기 시작할 것이다.
생각과 학습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인데, 이제 기계도 그렇게 한다면 생각이 자동화되어 인간은 따라 할 수 없는 경지까지 기계가 갈텐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싶다.
과거의 인공지능은 인간이 기계에게 언어로 설명해서 알게 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다 실패했다. 사람들한테는 쉬운 것들을 기계는 왜 그렇게 어려워했을까?
인간이 '쉽다'와 '어렵다'를 잘못 생각한 것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쉽다고 생각하는 일은 사람에게 쉽다고 생각되는 일인 것이죠. 어려운 문제도 사람한테 어렵다고 생각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걸어 다니는 것, 물체 인식하는 것, 목소리를 알아듣는 것이 정말 어려운 문제였던 것이죠. 생물체는 진화과정에서 그 문제는 꼭 풀었어야 했습니다. 표범과 고양이는 구별할 수 있어야 살아남고 구별 못 하면 죽는 거니까요. 그러다 보니 진화과정에서 물체 인식하고, 걸어 다니고, 공을 받아치는 문제가 해결된 겁니다.
인간은 진화의 과정에서 습득했기 때문에 쉬운 것이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결국 지능은, 세상을 알아보는 능력은 설명을 통해 배우는 게 아니고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 배운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 과정을 연구하여 새로운 인공지능이 나타나게 되었다.
인공지능을 연구하기 위해 인간의 뇌를 연구했는데, 인간의 뇌는 계층구조로 되어 있어서 하위계층에서 정보를 압축하여 다음으로 넘기고 그 다음 계층에서 수집된 정보들을 또 압축하여 그 다음으로 넘긴다. 이런 식으로 압축과 압축을 하여 최상위 계층에서는 사물을 인식하게 된다. 인간은 이런 계층구조가 10층에서 15층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인공지능은 100층이 넘는다. 그만큼 많은 정보를 처리하여 정확도를 높일 수가 있다.
정보를 압축압축하여 대상을 인식하려면 그만큼 많은 정보를 수집해서 파악해야 한다. 데이터를 분석할 능력은 있지만 데데이터가 별로 없으면 정확도는 떨어진다. 이러한 인공지능은 그래서 빅데이터가 중요하다. 구글이 대용량 클라우드 서비스를 무료로 공급하고, 인스타그램이 각광을 받는 이유도 축적된 자료, 즉 빅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빅 데이터 없이는 인공지능도 무용지물이다.
이러한 인공지능은 자동차도 운전하고, 기사도 쓰고, 사람도 고치고, 야구 해설도 하고, AS 신청도 받고..... 못 하는 것이 없다. 이런 것들이 가능한 것은 기계가 대상을 인식하고, 상황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을 인식하면 그 다음은 쉽다. 빅 데이터를 활용해서 정보를 가져오면 된다. 현재까지 인공지능이 못하는 것은 스토리텔링이라고 한다. 뇌는 경험을 가지고 재해석을 해서 이야기를 만드는데, 인공지능은 빅 데이터를 갖고서 모방은 하지만 창의적으로 재해석은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인간에게는 직감이 있다. 말로 설명할 수는 없는 어떤 느낌, 감인데, 공학자들은 이것을 부정한다.
당연히 뇌는 무엇인가를 계산을 하고 그 일부만을 언어로 표현하는데,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모든 걸 우리가 적분해서 합쳐서 직감이라고 이름을 붙여준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직감, 즉 말로 표현할 수 없는 90%를 행동으로 표현한다면, 그 행동을 관찰해서 학습을 합니다.
인간에게 있는 직감도 사실은 뇌의 작용인데, 그것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 뿐이다. 그런 것은 행동을 관찰해서 그 빅 데이터를 갖고 학습을 한다고 한다. 결국 기계도 직감이라고 하는 것이 생긴다는 것인가? 아니면 직감만큼 빠르게 정보를 처리한다는 것인가?
이런 인공지능에도 약점은 있다.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원천 데이터가 부정확하거나 좋은 정보가 별로 없다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시간 학습은 못한다. 새로운 학습을 하려면 기존에 학습한 것을 지워야 한다. 그야말로 기계적으로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변화 중에서 자동차산업에 대한 변화가 아주 충격적이었다. 자동차에 대한 기존의 생각들,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완전히 다시 보게 되었다.
머스크는 자동차는 인간이 가진 도구 중 가장 비효율적인 도구라고 말했습니다. 수천만 원을 주고 사서 90%는 회사나 집에 서 있기만 합니다. 대체로 30분 운전해서 학교 지하 주차장에 세워놓고 10시간 놀고 있죠. 달리 말하면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공장을 세웠는데 시간의 9할 동안 기계가 서 있는다는 건 말도 안 되게 비효율적이지요. 지금까지의 자동차는 어쩔 수 없었던 것이 사람이 운전을 해야 했기 때문이죠.
문제는 사람이 운전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운전을 하지 않고 그야말로 자동으로 운전한다면? 먼저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어진다. 나는 다른 사람이 안 쓰는 차를 쓰면 되니까 굳이 소유할 필요가 없다. 쓰고 싶을 때만 쓰면 된다. 주차장도 사라진다. 길도 넓어진다. 차도 줄어든다. 사고도 줄어든다. 에너지도 절감된다. 차 안에서 심심하기 때문에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가 발달한다. 사고가 줄어들면 각종 안전장치들도 축소되어 차는 가벼워진다. 사라지는 것들도 많아진다. 관련 산업군의 직종이 사라진다. 주유소, 정비소, 보험사 등도 사라진다. 완성차 업체도 대부분 사라진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으니 자동차를 연결해주는 우버나 카카오택시 같은 업체가 뜰 것이고, 이들은 스폰서로 수익을 창출하여 운송수단은 무료화될 수 있다. 정말 어마어머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럼 인간은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대부분의 것들을 기계가 더 잘 하는 마당에 말이다.
크게 보면 세 가지 카테고리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첫째, 사회의 중요한 판단을 하는 직업들인 판사, CEO 등은 자동화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절대 허락하지 안힉 때문이겠죠. 둘째, 인간의 심리, 감성하고 연결된 직업들은 살아남을 겁니다. 약한 인공지능은 인간을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상상하기 때문이죠. 셋째, 가장 큰 카테고리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직업입니다. 약한 인공지능은 분명히 딥러닝을 기반으로 만든 인공지능입니다. 딥러닝의 기반은 데이터죠. 데이터가 많이 있으면 그걸 통해서 학습을 해서 비슷한 걸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비슷한 걸할 수 있게 되면 기계가 더 잘 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데이터가 없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방법밖에 없다는 거죠.
창의적인 것을 해야 한다. 데이터 없이 할 수 있는 것. 나는 이미 지나갔고, 자식들이 문제인데, 그것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다.
현재 40대인 사람들은 인류의 역사상 가장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인류 역사 1만 년의 혜택을 다 받고 살다가 기계에게 밀려나기 직전에 은퇴를 맞습니다. 완벽한 타이밍이죠. 2,30대는 혼란의 시대를 경험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아마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획득한 기술은 20~30년 사이에 바로 바뀌지는 않을 거거든요. IT, 컴퓨터를 몰라도 우리네 아버지 세대들이 한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처럼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진짜 걱정해야 될 세대는 10대입니다. 10대들은 기계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기계가 무엇을 못하는지 잘 몰라요. 하나 알 수 있는 것은, 언제든지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세상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서 거기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세상을 항상 현실적으로 냉철하게 분석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의 능력을 분석할 수 있는 솔직함. 결론이 났을 때 실천할 수 있는 노력정신말입니다.
지금은 창의성이 선택이다. 창의적인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미래에는 창의성이 생존의 필수가 될 것이란다. 우리 애들을 예술가를 시켜야 할까? 기질적으로 창의적이지 않은 사람은 어쩌란 말인가.
약한 인공지능은 인간에 위협적이지 않다. 인간이 통제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강한 인공지능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통제받지 않으며 독립적이다. 인간에게 적대적일 수도 있다. 강한 인공지능의 결말은 인류의 멸망이다. 인간이 기계를 이길 수 없고, 기계가 논리적, 합리적으로 판단했을 때 인간은 지구 환경에 플러스적인 존재가 아니라 마이너스적인 존재이니까 인간을 그냥 둘 이유가 없다. 인간이 살아남으려면 기계의 평가수준에 맞춰서 생활해야 한단다.
기계를 설득하기 위한 논리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정신의 존재이다. 강한 인공지능은 독립적인 존재로서 외로움을 느끼게 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이란 존재가 필요함을 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계몽주의를 완성해야 한다. 여태까지는 인간이 세워놓은 기준에 맞게 생활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말한만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덕, 윤리를 말했으면 도덕적, 윤리적인 인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기계를 설득하기 위한 논리로는 뭔가 좀 맞지 않는 것 같다. 내가 기계라도 설득당할 것 같지도 않고.....
인공지능, 인공지능해서 갈피를 못 잡았는데, 읽어보니까 대략적인 느낌은 온다. 교사로서 미래 세계를 살아갈 아이들을 지금처럼 교육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고, 나부터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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