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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 |
감독 |
양익준 (2008 / 한국) |
출연 |
양익준, 김꽃비, 이환, 정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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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라면 나는 진한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이 영화 대사의 80%는 욕설이고, 장면의 60% 정도는 폭력이다. 그야말로 욕설과 폭력으로 충만한 불량스러운 영화인데도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다.
양익준은 아버지의 폭력으로 어머니와 동생을 잃었고, 자신도 결국은 용역 깡패로 폭력을 행사하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러다 여고생 김꽃비를 만나는데, 꽃비 역시 아버지와 남동생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으면서 힘겹게 살아간다. 둘은 말로는 욕하고 시비 걸지만 마음으로는 서로의 상처를 인식하고 의지하게 된다. 특히 익준의 아버지가 쓰러져서 힘들 때 꽃비가 함께 있으면서 위로하는 장면은 진실성이 느껴졌다.
마지막에 꽃비의 남동생 이환은 익준과 함께 일하다가 익준에 대한 악감정으로 익준을 죽이는데, 피에 절은 익준의 모습은 익준의 거친 삶을 비난하거나 배척하기보다는 그를 감싸주고 그도 역시 폭력의 피해자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이 영화의 이야기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익준이 꽃비의 남동생 이환과 함께 일하는 사실을 꽃비가 끝까지 알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익준이 함께 일하는 동생이 데려온 사람이 익준과 사귀는 꽃비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등장인물들이 알게 되면 감정을 쓸데없이 낭비하여 영화가 보여주려고 하는 폭력에 대한 주제 의식을 훼손했을 텐데 그러지 않은 것이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한다.
양익준 감독, 지금의 스타일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