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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 아픔이 길이 되려면: 질병의 사회적 책임행간의 접속/사회 2018. 3. 25. 23:03
책이름: 아픔이 길이 되려면
곁이름: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지은이: 김승섭
펴낸곳: 동아시아
펴낸때: 2017.09
질병 역학 전공의가 쓴 책이다. 요지는 질병의 원인을 찾아가다 보면 개인이 그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가 사회가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으니, 이러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양한 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얘기하고 있는데, 가난이 질병에 끼는 영향,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자살과 질병,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직업병, 전공의들의 건강과 근무환경, 소방공무원들의 근무환경과 인권, 세월호 참사와 생존학생들의 질병,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주는 질병, 재소자들의 건강 상태 등을 거론하고 있다.
뉴스에서 한 번쯤 본 사건들인데, 우리는 단지 그런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정도로 넘어가지만 그들의 삶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였던 것이다. 하루하루가 너무 괴롭고, 힘들어서 자살을 항상 생각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그들의 고통을 개인적 차원에서 다루면서 알아서 극복하라고 하는 것은 또 하나의 폭력일 수 있다고 본다.
마지막 부분에 로세토 마을의 예에서처럼 너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는 공동체의 시선이 필요하다.
읽으면서 가슴 아프기도 하면서 계속 남을 것 같은 내용을 뽑아보았다.
세월호 학생들의 얘기는 언제나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가급적 피하려고 하는 경향이 좀 있는데, 이 부분도 사실은 마찬가지다. 그 중에서 '선량한 피해자'로 강요받는다는 얘기가 특히 안타까웠다.
병무청에서 생존 학생들의 군 입대 관련 병무청 설명회가 있었는데, 병무청에서는 일반 입대자들하고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고 하고, 어떻게 배려하겠다는 것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좀더 주의를 기울여 신검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말할 수 있지 않느냐고 연구자가 말했더니, 부모가 말한다. 그런 말하면 내일 언론에 특혜를 요구하는 것처럼 나온다고. 부모든 생존학생들은 피해자이면서도 자신들의 상황을 말할 수 없고, 정부가 주는 대로 그냥 받으면서 웃을 일이 있어도 웃지 않고, 화내면 안되는 선량한 피해자의 모습을 강요받고 있다.
재소자들의 건강에 대해서 얘기할 때는 아주 나쁜 죄를 지은 사람들의 건강까지 챙겨줄 필요가 있나 싶었다. 거기에 대해서 지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자유를 빼앗기고 감금생활을 하면서 죗값을 치르는 것이지 아플 때 방치다하는 것까지 징역살이에 포함될 이유는 없다고요. 또 어느 사회에서나 죄를 짓는 사람의 대다수는 사회에 있을 때도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제대로 된 직장을 얻지 못해 의료서비스로부터도 소외된 약자들이니기도 하니, 교도소에서라도 그들을 치료해주면 좋지 않겠느냐고요. <중략>
인권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공동체의 수준은 한 사회에서 모든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한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요.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이다. 징역살이를 하는 것이지 질병살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고.... 그리고 마지막에 상처받는 사람들의 희망을 얘기한다.
상처를 준 사람은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성찰하지 않아요. 하지만 상처를 받은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자꾸 되새김질을 하고 자신이 왜 상처받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해야 하잖아요. 아프니까. 그래서 희망은 항상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있어요. 진짜예요.
맞는 말이긴 한데, 상처 주는 사람들도 성찰 좀 해서 상처 좀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질병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이제 사회도 함께 움직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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