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약속 시간이 좀 떠서 서점에서 시간을 떼우면서 2시간 동안 다 읽은 책이다. 200쪽이 조금 넘지만 사진도 많고 줄간격도 넓고 여백도 많아서 읽어야 할 분량 자체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읽으면서 교사인 나에게도 몇 가지 시사점이 있는 것 같아 생각해 보았다.
1. 선수들의 장점을 보려 한다.
감독으로서 버릴 선수는 하나도 없다고 했다. 완벽한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다. 그런 사람은 없다. 99개의 단점을 가졌지만 단 1개의 장점을 찾아내 그것을 빛나게 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바로 감독이란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다. 교사로서 반성이 된다. 나는 학생들의 장점을 찾아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런 능력이나 있는지...
2. 선수의 장점을 보기 위해서 오직 야구만을 생각한다.
김성근 감독한테는 야구 밖에 없다. 가족도 없다. 사생활도 없다. 건강도 없다. 야구 밖에 없다. 가족을 희생시키고, 자신을 희생시켜서 야구를 생각하고, 선수를 생각하고, 팀을 생각한다. 그래야 승리할 수 있고,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교사로서 나는 솔직히 가족과 사생활과 건강을 희생시킬 마음 없다. 이건 정말 미쳐야 하는데, 쉽지 않은 문제다.
3. 선수들이 절실함을 느끼게 한다.
선수들이 절실함을 느끼지 않으면 그의 훈련을 따라 올 수가 없다. 몸이 힘든 것을 견딜 수 있는 것은 정신적으로 감독의 의도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곧 훈련의 필요성을, 야구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훈련을 하면서 그 필요성에 대해서 강조하고, 선수 스스로 기록하도록 가르친다. 성인인 프로야구 선수들이 수첩에다 자신의 훈련 기록과 소감을 적는단다. 무슨 학생들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해서 선수들은 변화한다고 한다. 선수들 참 순수하기 때문에 그게 가능하다고 한다. 아.. 이거 우리 학생들엑 많이 부족한 것 중의 하나이다. 부모는 절실함을 느끼는데 당사자인 학생들이 느끼지 못해서 부모들이 몸이 뜨거워지는 경우 많다. 이거 어쩔 것인가? 수첩으로 소감문 쓰게 해?
4. 기본을 가르친다.
인사하기다. 김광현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후 포수 박경완에게 모자를 벗고 허리 굽혀 인사하는 세레모니는 신선했다. 선배에 대해서 자신을 이끌어준 이에게 보여주는 그 예의를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장면은 훈훈하다. 나 자신도 인사성이 밝지 않아서 뜨끔한데, 이제부터라도 나도 인사 잘하고, 학생들도 잘 가르쳐야겠다. 돈 드는 것 아니니까...
5.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김감독은 지도자로서 생각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걷는 것 같다. 특히 중요한 시합을 놓치고 나면 야구장에서 숙소까지 걸으면서 생각을 한다는 부분이 많이 나오는데,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괜찮은 습관 같다.
중계에서 접할 수 없는, 인터넷에서 접할 수 없는 김감독의 야구와 인생에 대한 얘기는 흥미로웠고, 여러 가지 생각을 만나게 해주었다. 현재 김감독은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의 감독을 맡고 있는데, 2012년의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