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의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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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1] 은닉: 주인공의 상념 속에 묻힌 세계행간의 접속/문학 2025. 7. 10. 09:56
책이름: 은닉지은이: 배명훈펴낸곳: 북하우스 퍼블리셔스펴낸때: 2012.06.배명훈의 장편소설이다. 배명훈의 소설들이 우주와 여타 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기가 많아서 이 작품도 그럴 줄 알았는데, 마음 속의 악마를 끄집어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작품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악마라고 지칭하는 것이 있는데, 이게 속성으로만 존재하고 가시적인 것이 아니다 보니까 악마의 행동을 그리고 있어도 그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연방영재학교에서 함께 지낸 나, 은경, 은수가 있고, 셋은 애정의 삼각 관계를 이루고 있는 듯 하지만 누구 하나 이를 공식화하지 않는다. 졸업 후 은수와 나는 연방의 비밀요원이 되고, 은경은 아버지를 배경으로 권력의 후계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다 내가 은경이 위험한 처지에 놓인 것을 발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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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0]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정세랑, 역사 추리소설로 돌아오다행간의 접속/문학 2025. 7. 1. 15:36
책이름: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지은이: 정세랑펴낸곳: 문학동네펴낸때: 2023.10. 정세랑의 장편소설이다. 시대는 신라시대이고, 내용은 범죄를 해결하는 추리소설이다. 뒤에 작가의 말을 보면 코로나 19 시기에 추리소설을 많이 읽으면서 재미를 느꼈고, 늘 쓰고 싶었기 때문에 자료 조사를 하면서 준비하여 쓰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국내외 추리 소설 작가들처럼 시대를 넘나들고 싶어서 신라를 배경으로 해보았고,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의 모티프를 살짝 가져와서 창작하였다고 말한다. 자료 조사를 많이 한 것 같다. 신라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을텐데 그 가운데에서도 이야기로 엮을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을 구별하여 전체를 만들었다. 현대가 아닌 역사 속 신라 시대를 구체적으로 구성하여 독자가 상상하게 한 것은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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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9] 이만큼 가까이: 다층적인 시선과 쿨함행간의 접속/문학 2025. 6. 26. 15:41
책이름: 이만큼 가까이지은이: 정세랑펴낸곳: 창비펴낸때: 2021.08.정세랑이 2013년에 창비장편소설상을 받은 작품이고, 이 책은 개정판이다. 이전에 읽었던 정세랑의 작품처럼 여러 인물들의 다양한 상황과 정서를 감각적이면서 세련되게 그리고 있다. 인물들에 대한 시선이 끈적이지 않고 쿨하다. 사람이 죽는 엄청난 사건마저도 담담하다. 그래서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이야기는 나와 친구들의 성장기를 포함한 추억담이다. 내가 예전에 찍었던 비디오 테이프를 돌려보며 추억담을 이야기하는 구성이다. 친구 영상 보여주고, 그 친구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할머니나 부모님 영상 보여주면서 자기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그냥 풍경을 보여주면서 다른 친구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영상과 이야기가 완전히 유기적으로 맞아 떨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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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8] 맨 얼굴의 사랑: 욕망으로 외로움을 가릴 수는 없어행간의 접속/문학 2025. 6. 24. 13:49
책이름: 맨 얼굴의 사랑지은이: 정아은펴낸곳: 민음사펴낸때: 2017. 7.책 뒷표지를 보면 작가를 ‘도시 세태의 기록자’라고 했는데, 딱 들어맞는다. 내가 읽었던 그의 작품들(모던 하트, 잠실동 사람들)을 보면 욕망을 숨기지 못한 도시인들의 민낯을 날카롭게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작품도 욕망에 대한 보고서가 될 것 같아서 읽게 되었다. 더군다나 성형외과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하니까 욕망의 최첨단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전체적인 줄거리는 무명의 방송작가인 이서경이 성형외과와 관련된 작품을 쓰기 위해 성형외과 의사에게 접근하고, 그와 동거하고 사랑하지만 그의 마음은 얻지 못하고, 매니저 시절 자신이 맡았던 한류스타 강재희와 육체적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욕망을 해소하다가 결국 파멸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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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7] 디자인의 디자인: 디자인 책의 고전행간의 접속/문화/예술/스포츠 2025. 6. 8. 22:57
책이름: 디자인의 디자인지은이: 하라 켄야옮긴이: 민병걸펴낸곳: 안그라픽스펴낸때: 2007.02.내가 디자인에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관심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상식과 교양 수준에서라도 디자인과 관련된 생각은 갖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특히 건축 관련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읽으면서 인상적인 부분을 뽑아 보았다. 먼저 디자인의 발생을 이야기한다. 디자인은 어떤 기능을 위해서 형태가 만들어지면 그것 자체가 디자인이지, 특별히 없던 디자인이 발생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너무 먼 생각이고, 근대적인 산업 사회에서의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발생한 것을 말한다.사물의 주변에서 숨 쉬고 있던 섬세한 감수성을 짓밟고 나아가려던 기계 생산에 대해 ‘못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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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6] 공간디자인을 하면서 배운 101가지: 공간 디자이너의 마음행간의 접속/건축 2025. 5. 31. 21:52
책이름: 공간디자인을 하면서 배운 101가지지은이: 김석훈펴낸곳: 동녘펴낸때: 2022.9.공간디자이너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배운 것들 101가지를 추려서 아주 간략하게 정리한 책이다. 설명도 어렵지 않다. 너무 간단해서 사소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실무적으로 따져 보면 나름 필요한 지식들을 뽑은 것이다. 그 중 건축이나 공간에도 중요하지만 일상 생활에서도 의미 있는 점들을 뽑아 보았다.먼저 가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가구는 공간을 경험하게 한다공간 안에는 당연히 가구가 있어야 한다. 공간은 바라보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사람이 경험하고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가구가 의도하는 신체 자세에 따라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어떤 가구를 어떻게 연출하는지에 따라 하나의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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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5] 공간 인간: 건축과 인류의 진화행간의 접속/건축 2025. 5. 29. 14:54
책이름: 공간 인간지은이: 유현준펴낸곳: 을유문화사펴낸때: 2025.03. 건축가 유현준이 인류의 진화를 건축의 관점으로 풀어쓴 책이다. 다른 책이나 유튜브로도 알고 있는 내용도 있었지만 건축이라는 하나의 맥락으로 일관되게 풀어나가서 전체 그림이 잘 그려졌고, 내용도 유익했다. 무엇보다 설명이 어렵지 않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거기다가 앞에서 얘기한 내용을 복습하듯이 짚고나서 그 다음 설명을 진행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중요 내용들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다. 1. 모닥불모닥불이 무슨 건축인가 싶지만, 공간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야기할 것들이 있다.모닥불을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게 되면서 균질했던 공간에 인공의 중심점이 생겨났다. 이로써 중심도 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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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4] 나는 문학에서 건축을 배웠다: 건축가가 문학적 감수성에, 글쓰기 능력과 그림 능력까지 있으면 생기는 책행간의 접속/건축 2025. 5. 14. 21:02
책이름: 나는 문학에서 건축을 배웠다곁이름: 삶은 짓는 건축가 김억중지은이/그린이: 김억중펴낸곳: 동녘펴낸때: 2008. 2.건축과 문학이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이전에 읽은 책 중에서 가 있었는데, 그 책에는 근대소설 속의 공간적 배경들을 하나로 묶어서 새로운 소설을 만든 책이었다. 상상을 재미있게 한 책이었는데, 이 책은 시나 소설 같은 문학 작품 속에서 공간이 주는 감성적인 부분들을 찾아서 그런 감성을 줄 수밖에 없는 공간적인 분위기와 그런 감성을 이끌어내는 공간의 의미 등을 심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눈에 보이는 건축이 만들어내는 공간이 눈에 보이지 않는 분위기나 느낌을 어떻게 유발하는지 굉장히 섬세하게 얘기하고 있어서 인상적이다. 지은이는 문학 속의 집들을 보면서 좋은 집은 어떠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