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만이 살 길이라고, 경쟁에서 낙오하면 살 수 없다고 강요하는 사회에서 누구도 나를 도울 수 없고, 누구도 믿을 수 없고, 결국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 이런 우리 사회의 병폐를 치유할 수 있는 대안은 선물이다. 누군가에게 받을 것을 생각하지 않고 주는 것.
1부에서는 우리의 상황을 얘기한다. 모두가 똑같은 꿈을 꾸는 모습이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직장 잡아서 안정적으로 사는 것, 혹은 부자가 되는 것을 모두가 꿈꾼다. 겉으로는 스스로 자기의 의지로 그런 꿈을 꾼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세상이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든다.
2부에서는 경제 매트릭스에 대해서 얘기한다.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라다크와 부유해졌지만 행복하지 않은 라다크를 비교해서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외부 세력들은 경제의 자족성을 깨뜨리고, 지원을 하여 그 돈으로 수입을 하게 만들고, 개발을 해서 관광객을 유치하고, 결국 돈맛을 알게 해서 돈의 노예가 되게 만들었고, 그 밑바탕에는 사람들의 욕망을 부풀리고, 특정한 방식으로 그 욕망을 소비하도록 만드는 계략이 있었다.
그리고 발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발전이라는 환상에 빠져 자연을 개발을 하고, 소비하고, 충족시킬 수 없을 만큼 커져버린 욕망에 치여 사는 모습이다.
또 '자신의 능력만큼 버는 합리적인 사회'라는 말의 함정에 대해서도 말한다.
이 말은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을 마치 고립적이고 자족적인 개인들인 것처럼 전제했다는 점. 또, 결코 양으로 환산될 수 없는 능력들의 '차이'를 동질적인 양으로 환원하여 크기를 가늠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농민이 한달에 50만원을 벌고, 변호사가 한달에 500만원을 번다고 해서 변호사가 사회에 10배 더 기여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 차이를 양(돈)으로 비교하고 재단하고 있다. 능력의 우열이 아니라 능력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3부에서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대안으로 선물을 제시한다. 선물은 자기가 온 곳으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선물은 순환하는 성질이 있다는 것인데, 선물을 받으면 그 선의가 전해져서 다른 사람한테 선물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자에 대한 생각이 나와있다.
부자가 되는 건 나쁜 게 아니야. 사실, 원시 부족 사회에서도 인디언 공동체에서도, 부자는 칭송의 대상이잖아. 그건 부자가 무엇보다도 선물을 베푸는 자이기 때문이지. 부자는 남보다 열심히 일해서 소출을 늘리거나 남보다 뛰어난 능력으로 더 많은 사냥감을 잡아서 부족민들에게 선물을 베푸는 자란 말이야. 그런 사회에서 부자가 되고 싶다는 것은 곧, 남보다 많은 선물을 줄 수 있는 자가 되고 싶다는 것을 의미하지. 반면, 오늘날의 경제 매트릭스에서 선전하는 부자의 모습은 딴판이지.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문제를 학생들이 알기 쉽게 캐릭터를 등장시켜서 썼지만, 현실에 적용해서 이해하기는 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내가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어서 마음은 조금 가볍다.
선물, 남에게 해본 적 별로 없고, 받아본 적 별로 없지만 우리 반 아이들에게부터 시작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