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에 꽃동네 있던 시절 그 마을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윤제는 꽃동네 비닐하우스에서 산다. 아버지는 광부였는데, 아버지가 모은 돈으로 엄마가 곗돈 붓다가 돈을 날리는 바람에 서울에 흘러 들어왔다. 아버지는 막노동하고, 어머니는 빌딩 청소하고 식당일하면서 생계를 꾸려간다.
새로 전학간 서울의 학교에서 가정환경조사서를 부정확하게 썼다고 담임한테 혼나고, 홧김에 학교를 무단 조퇴한다. 그러다 그 사실을 집에 알리기 싫어서 다음 날도 학교를 안 가고, 결국 집에도 들어가지 않게 되어 가출을 한 꼴이 된다. 갈 곳이 없어 서성이는데, 용호를 만나 어울리게 된다. 용호는 가출한 중학생들을 쪽방에서 지내게 하고 절도를 시키고 있다. 윤제도 처음에는 그들과 어울리다 경찰에 붙잡히고, 부모님이 빌고 빌어서 풀려나서 마음 잡고 공부를 하려 한다. 그러다 용호가 애들을 시켜 윤제를 불러내고 마지막으로 한 번만 도와주면 된다는 말에 절도를 하다 소년원에 가게 된다. 소년원에서 깊이 반성하고, 부모님을 이해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이 소설에서 아쉬운 것은 용호에 대한 얘기도 있었으면 좋았겠다. 사실 윤제도 문제였지만 용호가 더 큰 문제였다. 용호도 술 마시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가 왜 그렇게 비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지, 윤제와 아이들을 왜 그렇게 이용했는지 등이 좀 미흡했다. 물론 용호의 얘기가 많아지면 소설의 무게중심이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마지막에 소년원에 간 이후에 용호 얘기가 빠져버리니 좀 허전했다.
이 소설 속에서는 청소년들이 어떻게 탈선을 하게 되는지, 어떻게 개선되는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있다. 우발적인 상황에서 어처구니없이 탈선하게 되고, 비행청소년의 끊임없는 접근으로 빠져나오려 해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도 나온다. 정말 본인은 그러고 싶지 않은데, 주변에서 그를 비행청소년으로 낙인찍고 비행청소년 취급을 하게 되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학교에는 이런 아이들, 이런 상황들이 많이 있다. 정말 관심 가져주면 바른 길로 갈 수 있는데 교사들이 그만큼의 관심을 가지기가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아무리 그래도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