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일탈과 방황은 충격적인 사건이 계기가 되어 일어나지만 계기가 되는 사건 없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 소설은 그런 것들을 얘기하고 있다.
다카얀은 평범한 중학생인데, 밤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길 가는 여자를 경찰봉으로 치고 달아나는 행위를 하다가 잡힌다. 친구들은 경악하고, 주변 사람들은 다카얀의 평범하지 않은 측면을 찾아내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평범했다. 평범한 소년이 어떻게 그런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까? 작가는 에이지라는 주인공을 통해서 다카얀의 심리를 보여준다.
에이지도 다카얀이 왜 그랬는지 이해하지 못하지만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 절제할 수 없이 폭발하는 감정, 주어진 상황에 따라 수행해야 하는 역할들에 대한 구속감 등을 느끼면서 일탈의 유혹을 느낀다. 그리고 무단 조퇴를 하여 당일 가출을 한다. 자전거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정처없이 돌아다니면서 자유로움을 느끼고 새로움을 느낀다. 일탈 후의 일상은 새로운 일상이 되어 에이지를 새롭게 태어나게 한다. 그리고 다카얀을 이해하게 된다. 그렇다고 다카얀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은 중학생들의 일상을 아주 구체적으로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다카얀은 왜 그런 일을 저질렀을까인데, 거기에 대해서 분명하게 알려주지 않고, 에이지의 일상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으니 에이지의 일상이 다이나믹하면 모르겠는데, 그냥 그런 중학생들의 모습이니 솔직히 재미는 없다.
중학생을 그린 이야기라서 중학생들에게 권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중학생들이 일상 속에 녹아있는 소년의 심리를 파악하기에는 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많이 읽는 중학교 3학년이나 고등학생들에게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