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스라이 |
감독 |
김삼력 (2007 / 한국) |
출연 |
김상석, 심재원, 최태규, 강미애 |
상세보기 | | |
독립영화 『아스라이』를 봤다. 대구에서 독립영화 일을 하며 영화를 만드는 감독의 이야기이다.
1. 맨 땅에 헤딩하여 자기 땅 만들기
처음 영화의 시작은 후배 도와주기부터였다. 1년에 영화를 한 편도 보지 않고 지내다가 후배가 영화를 만들자고 해서 도와주었을 뿐이다. 그러다가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시작한 것이다. 대학 전공이 신문방송학이지만 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학과 수업은 뒤로 미루고...
처음에는 영화 동아리를 가입하려 했지만 이론 중심으로 운영되어서 생각을 접고, 독립영화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작업을 배우고, 영상 작업하는 곳에서도 일을 배우고, 그러다 다른 감독의 작품을 도와주면서 경험을 쌓고, 지역독립영화협회 실무자로 일하면서 독립영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여건 되면자기 작품도 만들고....
돈이 필요하면 중고등학교 계발활동 강사로도 강의하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영화도 소개하고, 신문에 기고도 하고.... 나름대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간다.
몇 년에 걸쳐 주인공이 자리를 만드는 과정이 마치 계단을 밟고 올라가는 것처럼 잘 드러나 있다. 독립영화를 하는 사람들이 모두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니겠지만 하나의 전형으로서 우리가 모르는 것들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다.
2. 독립영화인의 고단함
그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참 많다. 함께 영화를 만드는 스탭들, 배우들, 감독들, 독립영화협회 사람들... 그런데 정말 필요할 때 도움이 되는 사람 하나 없다. 오히려 그의 무능을 비판하고, 그를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그의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있고, 항상 함께 하지만 최상의 팀을 이루면 최고의 성취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이 나쁘거나 사기꾼이거나 그를 이용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그들도 힘들고, 여력이 없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마음은 도와주고 싶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독립영화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고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유없는 곳에서 인심이 나온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인간적으로....
그래도 독립영화인들은 도움이 되지 않아도 고마운 사람들은 많은가 보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면 고맙다고 올라가는 이름이 많으니까.... 결국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지만 결국에는 도움이 되고, 그래서 고맙다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3. 독립영화인의 꿈
마지막 나레이션에서 모든 것을 말한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대략 이런 내용이다.
"개구리는 하루 한 번씩 점프 연습을 한다. 처음에는1m, 그 다음에는 2m, 3m..."
"그럼 나중에는 하늘까지 닿겠네."
"그럴리가 있냐?"
"그럼 왜 뛰는데?"
"왜 뛰긴...하늘에 닿지 않아도뛰고 싶으니까 뛰지"
독립영화인들의 꿈은 소박하다. 능력에 관계없이, 큰 성공을 바라지 않고, 하고 싶으니까 하는거다. 그 일을 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면 자꾸 영화일을 하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니까 하는 것이다. 돈이 없어도 좋고, 부모님께 불효해도 어쩔 수가 없다. 친구들한테 무능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좋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으니까...
4. 극장 관객 4명
2008년 1월 12일 토요일 오전 10:30 조조 시간에 이 영화가 상영된 인디스페이스에는 나를 포함해서 단 4명이 이 영화를 봤다. 인원수로 따지면 초라하게 보여도 감독의 울림은 초라하지 않았다. 고단한 가운데에서도 열심히 영화를 만드는 독립영화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한가지 더: 아래 예고편의 배경음악은 인디밴드 타카피의 Glory Days이다. 갑자기 왜 얘기하냐고? 타카피 보컬이 고3 때 친구여서 응원하려고 그랬다네....
< 출처 : 인디스토리 네이버 카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