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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
감독 |
박흥식 (2006 / 한국) |
출연 |
김강우, 손태영, 백종학, 지종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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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경의선』을 봤다. 내용은 기관사 남자와 대학 시간강사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은 것이다. 기관사는 지하철 운행 중 철로에 뛰어든 사람을 치고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고, 대학 시간 강사 여자는 유부남 선배 교수를 좋아하지만 그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그 아내에게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우연히 임진강역으로 가는 경의선에 동승했고, 종착역에서 차가 끊겨서 모텔에서 얘기를 나누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게 되고, 1년 후 상처는 치유된다는 얘기이다. 내용 참 깔끔하다.
왜 경의선인가? 경의선을 타면 상처가 치유되나? 그것을 타고 가면 뭐가 있길래? 경의선을 타도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다. 상처의 치유는 두 사람의 이해와 인정, 상처를 나누려는 마음, 그리고 시간이 해결해준다. 두 사람이 만나서 걸어가면서 서로의 얘기를 나눌 때 두 사람은 서로의 직업을 얘기하면서 상대방의 직업이 좋고, 대단하고, 멋있는 직업이라고 얘기해준다. 여기에서 기본적인 이해와 인정을 받게 되고, 모텔에서 자신들의 상처를 얘기하면서 그 상처를 감싸주려고 한다. 실제로 상처를 감싸주려고 하는 말들은 뻔한 얘기다. 자책하지 말고, 용기를 내고, 당신을 응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말들. 그러나 뻔한 말들이라 하더라도 거기에는 마음이 들어있으므로 위안이 된다. 그리고, 완전한 치유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감독은 1년이라는 시간을 제시했다.
김강우와 손태영의 연기가 사실 좀 서먹했다. 다른 것들은 상관이 없는데, 대사를 책 읽듯이 또박또박 발음해서 좀 어색했다. 나머지는 상관없었다.
우리가 자주 접하지만 한편으로는 잘 모르는 지하철 기관사들의 생활이 잘 드러나있어서 흥미롭기도 했다. 특히 내가 자주 타는 5호선 열차라서 더욱 친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