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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처럼 |
카테고리 |
인문 |
지은이 |
다니엘 페나크 (문학과지성사, 2004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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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책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에 관해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일들과 생각을 담았다.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서 책을 접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맨처음 나온다. 잠자리에서 부모가 이야기를 해주는 것, 글을 깨치고 스스로 책을 읽는 것, 학교에 가서 책에 치이는 것, 그래서 책을 멀리하게 되는 것 등... 학교에서 독서교육을 어떻게 하는지도 나온다. 그리고 이제 어른이 되어서 책에 대한 생각하는 것들도 담았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하는 것, 어려운 책을 읽다가 마는 것, 읽다가 만 책을 다시 읽는 것, 열심히 읽어서 감명을 받는 것 등.
인상적인 내용이 세가지가 있다.
하나, 책을 읽기 싫어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시간에 책을 직접 읽어주는 선생님의 독서교육 방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선생님은 공부할 작품을 직접 소리내서 학생들에게 읽어주신다. 마치 이야기를 해주듯이. 학생들은 긴장을 풀고 그냥 듣는다. 이야기를 듣듯이... 처음에는 낯설어 하다가도 나중에는 학생들이 이야기에 빠져들고, 생산적인 질문을 하면서 작품을 스스로 느낀다. 그리고, 다음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여 직접 책을 읽게 된다. 실제 내 수업에서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아직은 자신이 없지만 괜찮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둘,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사람들에게 작가는 말한다. 책을 읽는 시간은 훔친 시간이다. 삶의 의무를 다하는 시간에서 훔친 시간이다. 원래부터 책을 읽는 시간은 없었다. 책은 시간을 내서 읽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그러면서 사랑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누구에게 사랑할 시간이 있을까? 하지만 사랑에 빠진 사람이 사랑할 시간이 없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는가? 문제는 내가 책 읽을 시간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져 보는 데 있지 않고, 나 스스로 책 읽는 즐거움을 누릴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
셋, 독서에 관한 10가지 권리가 있다.
1. 책을 읽지 않을 권리
2. 중간을 건너뛰어 가며 읽을 수 있는 권리
3.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4. 다시 읽을 수 있는 권리
5. 아무 책이나 읽을 수 있는 권리
6. 보바리즘에 빠질 수 있는 권리
7. 어떤 장소에서나 마음대로 읽을 수 있는 권리
8. 중간중간 발췌해서 읽을 권리
9. 소리 내서 읽을 권리
10. 읽고 나서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권리
한마디로 말하면 편하게 책을 읽으라는 것 같다. 책 읽기가 무슨 책임이나 의무처럼 다가와서 읽기도 싫은 책을 억지로 읽어서 오히려 책을 읽고 싶지 않은 마음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을 책에 대한 소설이라고도 하는데,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자유롭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수필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 대해서 관심 있는 사람보다는 책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