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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37] 도다리: 떠난 사람들, 남은 공간
    느낌의 복원/영화 2008. 5. 22. 20:25
    도다리
    감독 박준범 (2007 / 한국)
    출연 박상연, 김준영, 김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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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 영화 『도다리』를 봤다. 26살 세 친구가 사회에 나와서 이렇게도 부딪치고, 저렇게도 부딪치면서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서로에게 위로하며, 또 서로에게 본의아니게 피해도주면서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영화이다.

    청국은 힙합 뮤지션을 꿈꾸며 음악 작업을 하지만 벌이는 시원치 않고, 사채 빚만 늘이고 있다. 우석은 부두에서 일하면서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상연은 이 둘을 바라보면서 도와주고, 호스트 일을 하면서 청국에게 돈을 보태준다. 결국 청국은 엄마와 계부가 사는 집에 들어가 도둑질을 하고 떠나고, 우석은 시험에 떨어지고, 서울로 간다. 상연은 군대에 가면서 다시 새로운 자리를 잡기 위해 또다른 준비를 한다.

    이 영화의 특징적인 것은 걸죽한 부산 사투리이다. 그리고 거기에다 거친 욕설까지... 남자들간의 우정을 표현하는데, 말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말은 천하의 원수를 대하듯이 내뱉지만 그 마음 속에는 따스한 마음이 깃들어져 있다. 남자들의 우정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또하나의 특징은 제목이 영화 시작하고, 거의 40분이 지나서야 나온다는 것이다. 감독과의 대화에서 세 친구가 한 장소에 모인 장소에서 도다리의 상징적인 의미를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처리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도인 것처럼 느껴졌다.

    인상적인 장면이 있는데, 하나는 세 친구가 방파제에 낚시를 하는 장면이다. 방파제에서 이들은 현실의 고달픔을 잊고, 순수하게 삶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휴식과 여유, 그리고 행복이 그들 곁에 있는 유일한 장면이었다. 이런 장면이 있기에 삶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또 하나는 세 친구가 각자 자신의 길을 떠난 후에 그들이 있던 공간들을 스냅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함께 갔던 방파제, 우석의 고시원, 독서실, 공장, 상연의 집과 마당, 여자 후배와 이별한 골목, 창국의 자취방, 스쿠터를 달리던 도로, 그들이 만났던 담벼락 등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면서 그들의 추억을 되짚으면서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스냅으로 공간만을 보여주지만 시간의 흐름과 추억을 보여주는 효과적인 표현방식이었다.

    안슬기 감독의 『나의 노래는』이 스무살 청년들의 성장통을 그린 영화라면, 박준범 감독의 『도다리』는 20대 중반, 26살 젊은이들의 성장통을 그린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두 영화가 형제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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