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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19] 나의 노래는: 시나브로 성장기
    느낌의 복원/영화 2008. 3. 26. 19:02
    나의 노래는
    감독 안슬기 (2007 / 한국)
    출연 신현호, 민세연, 주민하, 윤세민
    상세보기

    4월 독립영화 쇼케이스로 안슬기 감독의 『나의 노래는』을 봤다. 안슬기 감독은 현직 교사로서 방학동안 촬영하고, 학기 중 퇴근 후에 후반 작업하면서 영화를 만든다. 이전 작품 『다섯은 너무 많아』가 가족의 이야기라면 『나의 노래는』은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한 젊은이의 이야기이다. 그가 교사이기에 그의 주변에서 너무도 많이 보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영화로 담은 것이다.

    주인공 희철은 고등학교 졸업 후에분식집에서 배달일을 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간다. 미래에 대한 뚜렷한 계획없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없이 살아간다. 그러다 배달을 하다영화를 만드는 대학생들을 우연히 만나 그들이 만드는 단편영화에 출연하면서 조금씩 자신이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대학생들의 잘 갖춰진 환경과 진지한 모습 등 겉으로만 드러난 이미지만 보고, 동경하듯이 의욕을 앞세우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전에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에게는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를 촬영하면서 할머니의 가출과 아버지의 행패 등으로 상황은 여의치 않게 되고, 같이 영화를 작업하는 대학생들도 그를 동료나 친구로서가 아닌, 대상으로서 여기고 일정 거리 이내로 가까워지려 하지 않게 되어 희철은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고, 희철은 퀵서비스 일을 하면서 자신의 일을 찾고, 좀더 어른이 되고, 자신의 꿈을 만들어나간다.

    주인공 희철은 수동적이다. 그의 의지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조금씩 변화하고, 조금씩 성장하며, 조금씩 깨우친다. 그의 변화를 이끄는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알게 모르게, 샘에 물 고이듯 시나브로 성장한다. 주인공의 의식을 한꺼번에 확 바꾸는 그 무엇인가는 영화나 소설 속에서만 있지, 실제로 아이들의 변화와 성장은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다. 굳이 변화의 동력을 찾는다면 시간이라고 할까?

    중학교 때 진로에 대한 탐색을 해서 고등학교 때 구체화하고, 대학 때 그 전공을 살리고, 대학 졸업 후에 그 길로 가는 것이 이상적인 순서이겠지만 우리 교육 현실에서는 가능성이 참 희박하다. 아이들도 자신의 꿈과 목표를 찾지 못해 답답해 하는데, 꿈과 목표를 찾아야 한다고 얘기한다면 더 답답할 것 같다. 그렇게 해서 꿈과 목표를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그런 아이들에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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