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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38] 스페어: 짝패와 비슷하지만 좀...
    느낌의 복원/영화 2008. 5. 23. 22:55
    스페어
    감독 이성한 (2008 / 한국)
    출연 정우, 임준일, 코가 미츠키, 양기원
    상세보기

    이성한 감독의 『스페어』를 시사회로 봤다. 이 영화는 다른 영화와 다른 점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관객의 목소리를 담은 추임새를 넣어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흥을 나누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즉, 배우의 연기에 대해 카메라 뒤의 목소리가 나와서 관객과 같은 입장에서 말을 한다. 예를 들면, 배우가 신은 신발이 어떻다느니, 배우의 미소가 천진하다느니 등을 사투리 섞인 입담으로 풀어낸다. 마치 예능 프로의 자막과 같은 역할을 하여 관객이 영화를 즐길 수 있게 한다. 이런 입담은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에도 계속 되어 관객들을 끝까지 잡아놓는다.

    또 하나는 우리 음악을 영화 음악으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주로 타악기를 사용했고, 가끔 해금이나 태평소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 이런 시도는 류승완 감독의 『짝패』에서도 시도했던 것인데, 그래서 그런지『짝패』와 분위기가 비슷했다.

    이런 새로운 시도들이 있음에도 이 영화는 한계도 있다. 일단 다양한 인물군들을 묶어주는 이야기 구조가 긴밀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친구 길도한테 속은 광태가 길도를 찾아가 복수하는 장면에서 광태는 자신의 빚을 청산하려 하지 않고, 감정적인 복수만 하려 하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았고, 사채업자 명수도 광태를 잡으려는 이유가 사채빚 때문이 아닌 그의 피가 희귀한 것이라서 그런 것이라는데, 이 부분도 납득이 되지 않았다. 세 인물군들이 뒤엉키면서도 하나의 매듭으로 깔끔하게 풀리는 구조를 원했는데, 아쉬운 부분이었다.

    또 하나는 사채업자 명수네 조직의 캐릭터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관객들을 빨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는 잔인한 역할이었으나 중반 이후에는 약간 희화화되었다가 다시 막판에 잔인한 것처럼 나오는데, 이런 캐릭터의 변화가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나중에 가서는 긴장감 속의 웃음을 주려고 하는 연기들이 웃기지 않았고, 좀 안쓰러웠다.

    그래도 나머지 캐릭터중에서 길도가 비열한 현실 속에서 야비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인물로 잘 그려졌다. 천연덕스럽게 거짓말하고, 한 입으로 두 말, 세 말하고, 불알친구를 팔아 돈을 빼돌리면서도 미안해하지 않는 나쁜 놈으로서 잘 표현되었다.

    6월에 개봉한다는데,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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