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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36] 식코: 돈 없으면 아프지도 말라
    느낌의 복원/영화 2008. 5. 18. 21:26
    식코
    감독 마이클 무어 (2007 / 미국)
    출연 마이클 무어, 토니 벤, 조지 W. 부시
    상세보기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식코』를 봤다. 미국 의료보험 제도에 대한 실상을 고발한 작품이다. 작품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진다. 첫 부분은 미국의 의료보험제도, 다음 부분은 캐나다, 영국, 프랑스의 의료보험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마지막 부분은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9.11사태 때 자원봉사자들의 실태와 쿠바에서의 치료 모습을 보여준다.

    미국의 의료보험제도는 사기업이 운영한다. 그래서 보험금을 납부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가입할 수 없다. 그 사람들은 보험의 혜택이 없으므로 아파서 병원에 가게 되면 엄청난 치료비와 약값을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병원에 갈 수 없다. 무릎이 찢어져도 자신이 직접 꿰맨다. 손가락이 두 개가 잘렸는데, 하나는 6만 달러, 하나는 1만 2천 달러란다. 돈이 없다니까 그럼 1만 2천 달러 짜리만 봉합수술해줬단다. 그는 손가락이 네 개다.

    보험금을 납부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다 가입이 되는 것도 아니다. 저체중, 비만, 가족력, 각종 질병을 안고 있다면 보험 가입이 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병원에 갈 확률이 높아서 보험 재정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가입을 시키지 않는다. 이들도 아프면 안 된다.

    보험금을 납부할 능력이 있으면서 별다르게 아프지 않은 사람이 가입이 허가되어 보험금을 꾸준히 납부해도 막상 아프면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 보험회사의 의료 심사 위원회의 의사들이 그 환자에게 어떤 어떤 의료 행위들은 중요한 일이 아니므로 필요하지 않다는 소견서를 병원에 보내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보험금을 납부할 능력이 있으면 별다르게 아프지 않은 사람이 가입 후 아프게 되어 의료 심사 위원회의 허가로 의료 혜택을 받아 치료를 받으면 이번에는 보험회사에서 보험 계약서의 허위 기재 여부 및 은폐 여부를 조사하여 보험 계약이 무효임을 밝힌다. 가령 과거에 병력이 있었는데, 숨겼다거나 계약서를 고의로 잘못 기재한 것 등을 캐내어 그것을 어떻게든 현재의 병과 연관시켜 의료비를 지급하지 않는다.

    미국 병원에서는 어떤 회사의 보험에 가입했는지에 따라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병원과 보험사가 연결되어 있어서 그 병원에는 그 보험사 환자만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좋은 병원과 연결된 보험사의 상품은 비쌀 수밖에 없고, 싼 보험사의 상품은 좋지 않은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된다. 그나마 돈이 없는 사람은 가입도 못해서 의료 서비스를 받지도 못한다. 그래서 돈 없는 사람들은 응급처치만 대충 해서 길거리에 버려진다. 결국 미국에서 의료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돈 있는 사람들 뿐이다.왜냐하면민간의료보험회사의 목적은 회사의 이익이지 환자의 안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가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지 않고, 사기업에 맡기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반면에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은 국가가 의료보험제도를 운영하여 전국민이 무료나 혹은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혜택을 받고 있다. 캐나다, 영국, 프랑스 사람들은 미국의 의료제도를 끔찍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미국에 살다 영국이나 프랑스로 간 사람들은 의료제도에 만족해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9·11 테러 때 자원봉사를 하다가 후유증으로 병에 걸린 사람들은 자신의 자원봉사 활동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고생한다. 테러 직후에는 그들을 영웅으로 추켜시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그렇게 잊혀져갔다. 이들은 쿠바로 갔고, 쿠바에서 무료로 친절하고 체계적인 치료를 받는다.

    우리를 돌아보자. 지금은 쇠고기로 온 나라가 뜨겁지만, 이명박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는 건강보험 제도에 관한 개혁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하고, 기본 방침은 건강보험공단을 민영화하여재정 적자를 줄이고,흑자로 전환하여 보험금 납부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의 기저에는 의료보험제도의 우선순위를 국민의 건강이 아닌 재정의 흑자로 보는 시각이 깔려 있다. 그러나 이것이 타당한 것인가? 의료보험제도를 민영화한다면 미국처럼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지금도 보험회사들이 각종 편법과 우격다짐으로 보험금 지급하지 않으면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민영화된 의료보험회사들이 국민의 건강을 생각할 것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올 가을 건강보험제도에 관한 개혁안이 민영화로 맞춰진다면 거리로 나갈 생각이다. 국민이 정권을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생각이다. 이 문제야말로 나와 우리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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