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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스토리 |
감독 |
데이빗 린치 (1999 / 프랑스, 영국, 미국) |
출연 |
리차드 팬스워드, 씨씨 스페이식, 해리 딘 스탠튼, 에버렛 맥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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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로 영화 『스트레이트 스토리』를 봤다. 내용은 병으로 쓰러진 형제를 만나러 여행을 하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여행의 수단이 특이하게도 잔디깎는 기계이다. 거기에 트레일러까지 달고.... 시속 6마일(걷기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몇 달을 걸려서 형제를 찾아간다. 잔디깎는 기계를 타고 가는 이유는 운전면허가 없고, 다리도 불편하고, 대중교통이 그곳까지 연결되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힘으로 가고 싶어서였다. 숙식은 야영을 한다. 70 먹은 할아버지가 야영이라니... 정말 대단하다.
1. 가족에 대해서
할아버지가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여럿 있었지만 만나서 얘기하는 사람은 가출한 소녀이다. 부모님과 불화로 가출하고, 거기다가 아기까지 갖고 있다. 그런 소녀와 모닥불 앞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가족은 있을 때에는 불편하고, 불만이지만 힘들 때에 힘이 되어주는 존재라고....
2. 젊음에 대해서
자전거 대회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만난다. 그들과 함께 야영을 하면서 얘기를 해준다. 나이 들어서 가장 힘든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젊은 시절이 생각날 때"라고 대답한다. 젊은 시절로 되돌아가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하고 싶은데, 할 수 없으니 그게 가장 힘들다는 얘기다. 젊은 사람들은 젊음의 소중함을 알고, 낭비하지 않고, 후회없이 보내라는 얘기다.
3. 외로움에 대해서
잔디깎는 기계가 고장이 나서 한 마을에 좀 오래 머물게 되었는데, 거기서 같은 또래의 할아버지와 맥주를 마시며, 서로의 지난 삶을 얘기한다. 그러면서 외로움을 이겨낸 서로의 삶을 응원한다.
4. 형제애에 대해서
잔디깎는 기계를 고치는 기술자는 쌍둥이 형제다. 그런데, 이 형제들은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다. 그런 형제에게 가르쳐준다. 자신은 형제와 수십년 전에 싸운 것이 후회가 되어서 이렇게 형제를 만나러 힘든 여행을 한다고.... 서로에게 잘 해주리고...
여행의 과정 중에 만나는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인생의 의미들을 전달한다.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담담하게, 그리고 듣는 사람들이 느낄 수 있도록.... 일단 이런 여행을 힘겹게 하는 할아버지의 의지와 열정과 노력을 보는 사람이라면 할아버지의 가르침이 결코 권위적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형제는 만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그렁그렁한 눈으로 허공만 응시하며 영화는 끝난다. 무슨 말이 필요한가? 자신을 보기 위해 잔디깎는 기계로 몇 달을 걸쳐 여행을 했다는데....
영화의 영상과 음악도 멋졌다. 영상은 미국의 농촌 지방의 풍경을 헬리콥터로 드넓게 잡으면서 평화로움을 보여주고, 음악은 그 서정성을 더 따뜻하게 감싸준다.
내가 이 영화를 여행의 과정이 자전거 여행과 비슷하다고 보았다. 자전거 여행도 빠르지 않고, 야영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도움을 받고,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을 얻을 수 있는 과정들이 주인공의 여행과 비슷했다. 이 영화를 보니 미국을 자전거로 여행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실화를 소재로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