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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종과 나비 |
감독 |
줄리앙 슈나벨 (2008 / 프랑스, 미국) |
출연 |
마티유 아말릭, 엠마누엘 자이그너, 마리-조제 크로즈, 히암 압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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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종과 나비』를 봤다. 패션 잡지인 『엘르』의 편집장이었던 남자가 전신마비가 되는 병에 걸려 의미없는 삶을 살다가 눈 깜박이는 것으로 글자를 선택하는 식으로 책을 쓰며 삶의 희망을 찾는다는 얘기다. 그는 하루종일 눈 깜박여서 반 장 정도 쓸 수 있었고, 1년 9개월동안 집필했고, 모두 20만번 눈을 깜박였다고 한다.
처음 장면은 그가 병원에서 의식을 찾는 장면부터 나오는데, 카메라는 그의 시선에 보이는 모습을 그린다. 촛점 맞지 않는 흐릿한 모습, 누워 있기 때문에 한정된 화각, 깜박이는 장면등... 나는 이 장면이 처음 도입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초반 30분을 거의 이런 시점으로 영화가 진행된다. 그래서 주인공이 움직이지 못하고, 생각하지만 말하지 못하는 그 답답함을 관객들도 똑같이 느끼게 해준다. 따라서 이 남자가 힘든 과정으로 책을 썼을 때 관객들도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게 되어 감동을 받게 된다.
그러다가 언어치료사의 도움으로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면서 글을 쓰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에게는 지난 기억과 자유로운 상상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하면서... 결국 그를 새로운 희망으로 이끈 것은 기억과 상상이다. 그는 집필할 때, 지난 기억(추억)들을 얘기하면서 지금을 얘기하고,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지만 상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이룬다. 이 부분부터 카메라는 객관적인 시점이 되어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고, 관객의 답답함을 풀어준다. 이런 카메라 시점의 변화는 주인공의 상태를 가장 잘 전달하는 표현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남자가 집필을 하면서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있는 더 근본적인 요인은 이 사람의 타고난 성격이다. 약간 다혈질적이면서도 냉소적인 성격, 그리고 평범하고 지루한 것들을 견디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투병 활동도 보통 사람과 다른 식으로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잠수종에 갇혀 있어도, 그 영혼은 나비처럼 자유롭다는 의미로 제목을 사용했다. 근데, 잠수복이 아니라 잠수종으로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