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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13] 자전거 유라시아 횡단기: 나도 갈 수 있을까?
    행간의 접속/여행 2008. 1. 26. 09:34
    자전거 유라시아 횡단기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남영호 (살림,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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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그대로다. 자전거로 유라시아를 횡단한 것이다. 중국-파키스탄-이란-터키-불가리아-세르비아-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이탈리아-프랑스-모나코-스페인-포루투갈에 이르는18000km를 230일동안 달렸다.

    100% 자전거로 다닌 것은 아니고 자동차와 기차, 배를 이용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외국인은 출입할 수 없는 곳이라며 힘들게 온 길을 다시 돌아가야한 적도 있었고, 스페인에서는 목적지를 얼마 안 남기고 뺑소니차에 치여서 손등이 부서져서 일행 중 한 명은 라이딩을 멈추기도 했었다. 또 무리한 라이딩으로 무릎을 움직일 수 없어서 며칠동안 쉬어야 했고, 이란에서는 아이들로부터 돌팔매를 맡기도 했다.

    그러는 한편으로 쿠르드가족과 정겨운 하룻밤을 보내기도 했고, 넴룻산 정상의 일출에서는 그 장관에 숨이 막혔으며, 슬라브브로드에서는 지평선 위에 뜬 달과 별에 흠뻑 취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땅끝, 로카 곶에서의 환희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사람은 기본적으로 길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길을 선택할 때의 기준은 남들이 안 간 길, 알려지지 않은 길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갈 때 사람들에게 알려진 서역북로가 아닌 서역남로를 선택한 이유를 선택하면서 이렇게 쓴다.
    "하려했던 역사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다는 건 이 길을 선택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자전거를 타고 유라시아를 건너겟다는 것도 남들이 잘 하지 않는 걸 해보고픈 호기심과 모험심이 발동해서이니 이 길을 선택한 이유 역시 나에겐 그걸로 충분했다."
    그런 경우가 또 있었는데, 이란에서 터키로 갈 때 일반적인 여행자들은 마쿠를 지나 터키 동북부의 도구바야짓으로 들어가는데, 이들은 오루미예 호수를 건너 터키 동남부의 에센데레로 들어간다. 이유는 남들이 잘 가보지 않는 곳을 지나며 직접 그곳을 느껴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란다. 길에 대한 호기심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그 호기심을 풀기 위해 모험을 하기는 쉽지 않다. 정말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더 큰 것이겠지.

    마지막 로카 곶에 도착해서 작가는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어떻게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할 수 없는 고행 속에서 이루어낸 성취인데... 보통 다른 책을 읽고나면 나도 한 번 가봐야겠다는 말을 하지만 솔직히 유라시아를 횡단하겠다고는 말 못하겠다. 대신 로카곶은 반드시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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