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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57] 스페인, 너는 자유다: 꿈꾸는 자의 자유, 자유의 꿈
    행간의 접속/여행 2008. 6. 22. 08:11
    스페인 너는 자유다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손미나 (웅진지식하우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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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용기이다.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는 사람은 떠날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으니까 그렇게 간절하지 않다. 하지만 떠나고 싶을 때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떠난다는 것은 떠나지 못하기 때문에 간절하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하다. 아나운서라는 꽉 짜여진 삶 속에서 떠난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녀가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영혼이 아직 순수하고, 자유로웠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으리라. 그렇게 그녀는 2004년 방송국을 잠깐 휴직하고 스페인으로 갔다.

    책은 전체적으로 4부로 되어 있다. 1부는 1995년에 스페인에 갔을 때의 추억을 떠올리는 이야기이고, 2부는 바르셀로나의 대학에서 언론학 석사과정을 공부하는 이야기이고, 3부는 후배와 스페인 남부를 여행하는 이야기이고, 4부는 지중해의 섬들을 여행하는 이야기이다.

    이 중에서 인상적인 부분이 세 개가 있었다.

    대책없이 파리로 갔을 때 세네갈의 갑부로부터 도움을 받고, 그녀는 그 이유를 물었다. 그는 자신이 꿈을 이루기 위해 발버둥칠 때마다 힘겨웠는데 그 때마다 누군가가 자신을 도왔고, 자신도 이제는 꿈을 이루기 위해 힘겨워하는 젊은이가 좌절하고 절망하지 않도록 도와준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고마워하지 말고, 또 다른 젊은이가 꿈을 향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말한다. 진정한 어른의 자세이다. 그리고, 여행을 하다 보면 무엇인가 반드시 모자라게 되어있고,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겸손함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므로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우고, 그래야 진짜 고마움도 배우게 된다.

    사랑에 대한 스페인 사람, 혹은 라티노들의 생각은 우리와 다르다.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감정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의 애인이 다른 사람과 바람이 나도 그 사랑을 지키지 못한 자신의 잘못이지 바람난 애인의 잘못이 아니란다. 그런 생각 때문에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해서도 항상 긴장하며 애인처럼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글쓴이는 생각했단다. 그들의 생각을 다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사랑하는 감정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은 음미해볼 만하다.

    스페인 친구들은 글쓴이가 걱정을 하면 무조건 "노 빠사 나다(별 일 아니야)"라는 말로 웃어버리라고 조언을 해준다고 한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거나 인생을 뒤흔들 일이 아니라면 그렇게 걱정할 필요가 없단다. 걱정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문제가 있으면 해결을 하고 해결이 안 되면 포기하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즐겁게 살자는 것이다. 쓸데없는 걱정이 많은 나에게 꼭 필요한 마음가짐이다.

    언제나 여행 관련 책을 읽고난 후에는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현실을 핑계로 안주한다. 세계를 자전거로 다니겠다던 그 꿈들은 다 어디로 갔나? 마음 속 꿈들을 다시 펼쳐야 할텐데, 이제 꿈을 꾸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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