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허영만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단다. 그래서 백두대간도 종주하고, 에베레스트와 킬리만자로 등 해외의 산들도 다녔다. 그리고, 그와 함께 다니는 팀이 있었으니 이름이 "허패"란다. 이 사람들이 캐나다 로키산맥쪽의 산들과 여행을 다닌 기록이 바로 이 책이다.
여정은 2006년 9월 6일부터 10월 1일까지밴쿠버-오소유스-워터톤 호수 국립공원-공룡 주립공원-캘거리-밴프-루이스 호수-재스퍼-베일마운트-휘슬러-밴쿠버-밴쿠버 섬을 다녔다. 숙식은 대부분 야영으로 해결했다. 캠핑 문화가 발달한 지역이기 때문에 텐트와 대형 버너를 갖고 다니면서 캠핑장에서 숙식을 했고, 대장인 허영만 화백이 자연과 호흡하는 여행을 추구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 얘기를 쓴 부분을 인용해본다.
"캠핑이 좋은 이유는 그것이 우리를 자연의 속살로 안내해주기 때문이다. 마치 들고 다니는 숙소와 같다. 숙소에 맞춰 여행의 동선을 짜는 것이 아니라 여행의 동선 안으로 숙소를 데리고 가는 것이다. 원한다면 남들은 잘 모르는 깊은 숲속 한가운데나 호숫가의 잘 알려지지 않은 비치에 나만의 즉석비밀별장을 지을 수 있다."
워터턴 호수 국립공원의 호숫가에서 야영할 때 보름달은 아니지만 밝은 달이 비추는 풍경에 빠져서 허영만은 사람들에게 결정적 한마디를 던진다.
"나 벌써부터 행복해지려고 한다. 어쩌면 좋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밀려드는 행복감을 정말 잘 표현했다는 생각을 했고, 그 달밤의 호숫가에서 나도 여행을 하고 싶어졌다.
캐나다 사람들의 여유가 묻어나는 장면도 있었다.길가에 자동차들이 가지 않고 정체되어 있으면 대부분 야생동물들이 길을 막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때 경적을 울리거나 쫓아내려 하지 않고, 기다려준다. 그리고 그 상황을 즐긴다. 경치를 한 번 더 보고, 또다른 야생동물이 있는지 찾아보고... 아, 이 여유, 정말 부러운 모습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머리 속에 가득 찬 생각은 두 가지였다. 캐나다 로키산맥 반드시 간다. 또 하나는 텐트 반드시 사서 야영하면서 다닌다. 둘 다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편하기를 원한다면 여행하지 말고 집에 있는 것이 가장 좋다.
나도 행복해질 것 같은그 두려움을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