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여행에 대한 가이드북이다. 여행의 가이드북이라면 보통 지역별로 나와있을텐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여행지에 대한 가이드가 아니라 여행 방법에 대한 가이드이다. 여행의 방법은 공정하게. 공정하게? 공정하게 여행을 하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여행하는 것인가? 그전에 무엇이 불공정했던 것일까?
우리가 여행하는 과정에서 우리를 편하게 하는 요소들이 사실은 공정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히말라야 트래킹할 때 포터들에게 지불하는 비용은 그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에 충분하지 않다. 많은 포터들이 난립하여 가격이 턱없이 낮아져서 덤핑으로 그들의 몸값이 매겨지고 있다. 우리는 싸게 이용할 수 있지만 그들의 삶은 더욱 비참해진다. 리조트에 일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머무는 숙소가 시설 좋은 외국계 체인호텔일 경우에는 현지인들에게 돈이 돌아가지 않는다. 관광개발의 댓가로 호텔은 자연을 마구 파괴하고, 그곳에서 대대로 살면서 생업을 일구던 사람들의 삶을 망가뜨린다. 그들이 살던 터전에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생업을 잃고 리조트에 고용되어 임금노동자가 되었지만 고용은 불안하고 대우도 시원찮다. 그들의 미소 뒤에는 끝없는 그늘이 함께 한다. 인간의 삶을 망가뜨린 이들의 자연의 삶을 생각할 리 없다.
여태까지 이런 여행을 해왔지만 이제는 이런 여행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현지인들과 자연이 함께 살 수 있는 그런 여행을 해보자는 것이다. 여기 공정여행자가 되는 10가지 방법이 있다.
1. 지구를 돌보는 여행: 비행기 이용 줄이기, 1회용품 쓰지 않기, 물을 낭비하지 않기
2. 다른 이의 인권을 존중하는 여행: 직원에게 적정한 근로조건을 지키는 숙소, 여행사를 선택하기
3. 성매매를 하지 않기: 아동 성매매, 섹스관광, 성매매 골프관광 등을 거부하기
4. 지역에 도움이 되는 여행: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 음식점, 가이드, 교통시설 이용하기
5. 윤리적으로 소비하는 여행: 과도한 쇼핑 하지 않기, 공정무역 제품 이용하기, 지나치게 깍지 않기
6. 친구가 되는 여행: 현지 인사말을 배우고 노래와 춤 배우기, 작은 선물 준비하기
7.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여행: 생활 방식, 종교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기
8. 상대를 존중하고 약속을 지키는 여행: 사진을 찍을 땐 허락을 구하고, 약속한 것을 지키는 여행
9. 기부하는 여행: 적선이 아니라 나눔을 준비하자. 여행 경비의 1%는 현지의 단체에!
10. 행동하는 여행: 세상을 변화시키는 여행
써놓고 보니까 거창한데, 모두 다 할 수는 없어도 할 수 있는 것만 실천해도 여행은 훨씬 의미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서문에 있는 말을 인용해 본다.
만약 당신이
여행은 '떠남'이 아니라 '만남'임을
'어디로'가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임을
'소비'가 아니라 '관계'임을 믿는다면
이 책은 당신이 떠날
새로운 여행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