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교사들이 이번에는 미국 서부를 간 이야기이다. 지난 번에 남미를 간 팀과는 다른 팀이다. 이번에는 하루하루 일기 식으로 꼼꼼하게 기록하였다.
지리교사들이 왜 하필 미국 서부를 간 것일까 궁금했었는데 미국 서부에는 그랜드 캐니언과 요세미티 국립공원, 옐로스톤 국립공원 등 지질학적으로 특징적인 지형이 많이 있는 곳이라서 선택했다고 한다.
책에는 지질학적인 내용 외에도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등의 도시의 풍경도 담고 있다. 맨날 사막이나 협곡만 보다가 도시의 불빛을 보니 반갑다는 얘기도 나온다.
인상적인 것은 그랜드 캐니언을 본 느낌을 말한 부분이었다.
내게는 어떤 감정으로 그랜드 캐니언이 다가올지 사뭇 기대가 되었다. 앞서 간 사람들의 감탄사를 들으면서 서둘러 전망대 앞에 섰다.
"아, 이거였구나!"
이것도 나중에 글을 쓰면서 나온 말이지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아니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평상시 그렇게도 열심히 찍어 대던 사진 촬영도 잠시 동안은 중단이었다. 머릿속에서 상상해 왔고 사진을 통해서 무수히 보았던 그림이었지만 실제로 보는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자연의 위대함 그 자체였다. 그 광활함도 그 깊이도 그때까지 접했던 지형과는 완전히 차원을 달리했다.
그랜드 캐니언이 도대체 어떻길래 이렇게 말하는 것일까?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리교사들이 써서 그런지 교과서적인 냄새가 많이 났다. 여행을 함께 느낀다기보다는 공부하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지루하지 않게 공부하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