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애와 루이 가족이 이번에는 아프리카를 버스로 여행했다. 버스는 현지에서 구입해서 개조했고, 밖에는 제법 멋스럽게 디자인도 해서 꾸몄다. 그리고 테마는 주로 아프리카의 동물들을 보는 것으로 했다. 아이들도 처음에는 또 버스 여행이냐면서 투덜댔지만 치타를 직접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말에 여행을 따라나섰다고 한다.
이 책은 여행의 일정들이 세세하게 나와 있지 않고 포토 에세이로 꾸몄다. 여행 경유지에서 루이가 찍은 사진을 중심으로 미애의 글, 아이들의 글을 실어서 그때 그때의 느낌들을 담아냈다. 여행의 고달픔이나 세세한 이야기들은 별로 없고, 사색적인 글로 되어 있다.
그 중 인상적인 두 개의 글을 뽑아봤다.
사바나의 왕이라는 사자도 생존 앞에서는 혼자일 수밖에 없다.
강한 발톱과 위엄과 용맹을 가졌지만
그 또한 생존을 위해 치열한 싸움을 견뎌나가야 한다.
사자가 사냥을 하는 모습을 보면 용맹스러워 보이긴 하지만
그 이면에는 굶주림을 이겨내려는 처절함이 있다.
그리고 그런 처절함에는 일체의 군더더기가 없다.
오로지 생존, 그 자체만을 위한 몰입이다.
무엇엔가 완벽하게 몰입해 있는 존재의 모습은 늘 아름다운 법이다.
사냥하는 사자의 모습을 보고 쓴 글이다.
여행 내내 내 마음을 설레게 했던 것은 아프리카의 하늘이었다.
여행은 그저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어서
때로 지치고 힘든 경우가 있었는데
하늘을 바라보면서 그런 때를 견디어 낼 수 있었다.
척박한 땅에서 삶을 꾸려가는 케냐 사람들,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먼 길을 걸어
먹을 물을 길러 다니는 그들이지만
온갖 문명의 혜택을 누리며 사는 우리들보다
더 밝게 웃고 더 여유로운 표정으로 살아간다.
그건 그들이 이고 있는 저 맑고 푸른 하늘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구름과 더불어 시시각각 그 표정을 변화시키는 아름다운 한르은
그들이 받은 가슴 벅찬 축복이 아닐는지.
나도 아프리카의 하늘은 때묻지 않은 순수, 그 자체일 것이라고 상상했다. 티벳의 하늘과 함게 담고 싶은 하늘이 아프리카의 하늘이었다. 이 글에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하늘을 보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하늘을 닮았을 것이라는 작가의 말도 공감이 간다.
포토에세이라서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지만 사진 속 동물과 인물 속에서 아프리카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