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나 자신이 개인주의적인 생각이 많이 있는데, 이기주의가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은 개인주의와 많이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각 장의 제목들을 봐도 그런 면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 장의 제목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내 인생은 내가 지휘한다
2. 먼저 자신을 사랑한다
3.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4. 자신에게 붙어 있는 꼬리표를 뗀다
5. 자책도 걱정도 없다
6. 미지의 세계를 즐긴다
7. 의무에 끌려다니지 않는다
8. 정의의 덫을 피한다
9. 결코 뒤로 미루지 않는다
10.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11.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12. 행복한 이기주의자
내가 평소에 생각한 것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특히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나에게 딱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나머지 내용들도 부분적으로는 나에게 맞는다. 이렇게 차례만 보았을 때에는 이 책이 술술 잘 읽힐 것 같았는데, 막상 본문을 읽어보니 얘기가 또 달랐다.
명령투의 문체는 공감을 하기 어려웠다. 내용이 맞는 것 같아도 문체가 싫어서 앞부분은 읽기 싫었다. 그러다가 중반부에 문체가 마음에 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마음에 드는 내용이 나오면서부터 책에 대한 태도가 조금씩 바뀌었다. 바로 '걱정'에 대한 내용이었다.
걱정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 또는 미래에 일어날 일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옭아매는 것으로 정의 내릴 수 있다.
걱정의 정의를 내린 것인데, 한마디로 걱정 해도 변하는 것은 없으니 괜히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다. 소심한 성격에 걱정이 많은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이었다.
그리고 미지의 세계를 즐기라는 얘기를 하면서 미지의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금기시되는 것이 많은데, 특별한 이유없이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라는 얘기도 한다.
어떤 일을 하는 데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믿을지도 모르겠다. 이유가 없는 일을 왜 하느냐는 식 말이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생각이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건 할 수 있다. 이유는 오직 하나, 내가 원하기 때문이다. 사실 어떤 일을 하는 데에 다른 이유는 필요없다. 무슨 일에나 이유를 붙이는 사고방식은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을 가로막는다.
아이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이유같은 것 별로 없다.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세계를 탐색하면서 즐겁게 산다. 나는 그렇지 못한 면이 많다. 이유없이 그냥 원해서 무엇인가를 하는 것. 그러면 조금 더 행복해질 것 같다.
또한 오늘은 어제의 재탕은 아닌가라는 질문도 던진다. 30년 넘는 경력의 교사를 대상으로 한 수업에서 강사가 질문했다.
정말로 30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셨습니까? 한 해를 재탕해 30번 가르친 것은 아니고요?
나의 교직 경력 8년차로 접어들고 있는데, 똑같은 일 년을 8번째 하고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다시 생각하게 된다. 똑같은 하루, 똑같은 일 년의 삶들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지만 진정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올바른 선택이란 없다는 말도 한다. 우리는 선택의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올바른 선택일까 고심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선택을 옳다/그르다로 구분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즉, 다른 선택이 있을 뿐이다. 어떤 선택도 결과를 보장해주는 것은 없다. 정확하지도 않고 사람을 망가뜨리는 옳고 그름의 이분법을 집어치우면 결정은 쉬워진다.
근래에 읽은 책 중에 가장 어렵게 읽은 책이다. 내용이 어렵다기보다는 문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책을 읽을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읽었고, 도움이 될 부분들을 찾았다. 이제 다시 책 좀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