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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98]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현실의 벽을 감싸안는 진정한 배움
    행간의 접속/인문 2008. 11. 21. 19:14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고미숙 (그린비, 2007년)
    상세보기

    '공부의 달인'이라고 해서 학교에서 하는 공부를 아주 잘 하는 우등생의 비법을 얘기하는 책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부는 말 그대로 전 생애에 걸쳐서 모든 것을 배우는 자세를 갖고, 삶에 임하는 근본적인 공부를 말하는 것이다.

    제1부에서는 공부에 대한 거짓말을 얘기한다. 거짓말의 근원은 공부는 학교에서만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다. 이 얘기는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것은 공부가 아니라는 얘기이다. 그럼으로써 노동과 여가, 정치 활동과 가정생활 등 삶의 모든 것이 공부가 되는 것을 포기하도록 만들고 있다. 첫째 거짓말은 공부는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때를 지나면 공부는 끝이다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대학 졸업하면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두번째 거짓말은 독서와 공부는 별개라는 것이고, 세번째 거짓말은 창의성 만능주의다. 창의성을 위해서 시설을 바꾸고, 환경을 만들었지만 창의성은 길러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현장의 능동성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제2부에서는 고전에서 미래의 공부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 더 나아가서는 배움의 공동체가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히 지식을 주고 받는 관계를 넘어서는 연대의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그래야 즐거운 지식이 탄생한다. 그러면서 교육방법으로 암송과 구술을 제시한다. 소리내서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배움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그리고 책을 가까이 하는 생활, 독서를 제시하고, 마지막으로 지식의 최종에는 글쓰기가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글쓰기는 머리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문제라고 말한다. 마치 수련을 하듯 텍스트를 사랑하고, 텍스트와 몸을 섞는 법을 몸으로 익혀야 글쓰기를 할 수 있다. 아울러 비움에 대한 얘기도 한다.
    "중요한 건 지식의 양이 아니다. 자신을 진정 비울 수 있는가가 문제인 것이다. 배움에 있어 가장 불리한 조건은 겸손을 가장한 자기 비하, 혹은 이미 획득한 지식에 갇혀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직성이다. 그러므로 지식의 양이 많건 적건 '비움'은 배움의 필수적 조건이다. 끊임없이 비울 수 있어야 더 큰 앎이 흘러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경직되어 있지 않고, 비우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이다.

    제3부에서는 모든 순간을 학습하라는 것이다. 사랑을 통해서 배우라는 얘기도 한다. 단 사랑을 멜로드라마나 오락 프로에 나오는 사랑같은 얼마 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존재 전체를 힘찬 '생성의 장'으로 이끄는 연애를 통해서 배우라는 얘기이다. 그 다음에 운명에 대한 자세로 운명애를 얘기한다. 자신이 어떤 운명이든지 그것을 끌어안고 인생의 자산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공부에 목적을 담지 말라고 한다.
    "에피쿠로스는 말했다. "행복해지기 위해 어린아이에게 더 기다리라고, 노인에게 이미 지나갔다고, 노예나 매춘부에게 포기하라고 말해선 안 된다. 누구나 지금, 그 자리에서 함께 행복해야 한다." 공부도 또한 그러하다. 공부하면 이 다음에 훌륭한 사람이 되고, 뭔가를 얻게 될 거라고 말해선 안 된다. 공부하는 그 순간, 공부와 공부 사이에 있다는 바로 그것이 공부의 목적이자 이유여야 한다. 고로 공부는 존재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진정한 배움으로 가는 길의 가장 큰 장애물은 현실처럼 보인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배움은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것들을 말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 그러나 진정한 배움에 매진하면 이런 현실의 벽은 초월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실의 배움은 바로 앞만 보는 것이고, 진정한 배움은 멀리 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작은 것들을 잃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고, 바로 앞의 이익과 손해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면 가능할 것 같다.


    푸른 퀴리  08.12.04 10:13    수정 | 삭제 | 답글 신고 
    `진정한 배움이란 멀리 보는 것`이라는 생각에 공감합니다.
    공부는 존재의 다른이름이기도 하다,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읽어보려했던 책인데 ..종은 글, 잘보고 갑니다. 꼭 읽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작고 낮고 느리게  08.12.04 13:15    수정 | 삭제
    꼭 읽어보세요. 저도 감사합니다.
     
    youxinren  08.12.08 16:44  삭제 | 답글 신고 
    '고전에서 미래의 공부법을 배운다'는 말도 거짓말인듯 한데요..
    고전들은 그 당시 사회에서 필요한 지식을 어떻게 배울 수 있는가를 가르쳐줄수 있겠지만, 미래 사회는 다른 방법으로 배워야 할 지도 모르는데...
     
     
    작고 낮고 느리게  08.12.08 17:18    수정 | 삭제
    공부방법에 대한 제 생각은 개개인마다 다르다입니다. 고전의 방법이 맞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미래에 맞는 다른 방법이 맞는 사람이 있을 수 있죠. 그런 면에서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에게 어떤 공부방법이 맞는지 생각할 때, 고전에는 이런 방법이 있을 수 있으니 생각해 보라는 제안 정도로 받아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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