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남성학 책이다. 원래는 이 책의 전편인 『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을 읽을 생각이었는데, 여성에 대한 이해를 하기 전에 내가 남자이므로 남성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남성의 여러 심리들의 원형을 그리스 신화의 남신들에게서 찾아보는 내용이다. 그리고 가부장제 사회에서 인정받는 남성 역할과, 인정받지 못하는 남성 역할을 보여주면서 심리적 갈등을 겪어야 하는 남성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있다. 결국 가부장제가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으므로 가부장제에 대한 극복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의 모든 남신들을 다루는 것은 아니고, 대표적인 8신을 다루고 있다. 올림포스 1세대의 제우스, 포세이돈, 하데스를 먼저 언급하고, 이어서 제우스의 자식들인 올림포스 2세대를 다루는데, 그중에서 인정 받는 남신 아폴론, 헤르메스과 인정받지 못하는 남신 아레스, 헤파이스토스, 그리고 인정받기도 하고, 인정받지 못하기도 하는 디오니소스를 다룬다. 각 남신들의 유형을 살펴보면 남성들의 심리들이 대부분 잘 드러난다.
1. 제우스: 하늙과 번개의 신, 왕, 단호한 조처,동맹 결성자, 바람둥이, 외향적, 이성적, 직관적
2. 포세이돈: 바다의 신,왕, 성욕, 야성적, 적에게 가차없음, 외향적,감정적
3. 하데스: 저승의 신, 은둔자, 부자, 조언자, 납치자, 우울증, 무의식, 내성적, 초시간적
4. 아폴론: 태양의 신, 궁수, 사랑받는 아들, 음악가, 법과 질서의 수호자, 냉혹, 성공적인 목표설정자, 외향적, 이성적, 직관적, 건방짐
5. 헤르메스: 전령의 신,책략가, 여행가, 경쟁하는 아우, 안내자, 연금술사,반사회적, 외향적, 직관적, 이성적
6. 아레스: 전쟁의 신, 영웅 무사, 무용가, 연인, 아버지의 박대 받는 아들, 수호자, 외향적, 감정적, 각가적,
7. 헤파이스토스: 대장간의 신, 불, 절름발이 장인, 가정 평화의 수호자, 창조적 남성, 내성적, 감정적, 감각적, 사회적 부적응
8. 디오니소스: 술의 신, 신동, 영원한 사춘기, 신비가, 이중 성격, 여성 친화적, 감각적
읽으면서 나는 하데스와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성적인 면, 고지식한 면, 남성들과의 우정을 즐기는 법을 모르는 것, 여성들과 사귀지도 못하는 면, 자기 내면의 세계를 고집하는 면 등이 비슷하다. 물론 나에게 이런 면만 있는 것은 아니고, 다른 면들도 있다.
나와 비슷하지는 않지만 헤르메스의 안내자나 여행가적인 면과 헤파이스토스의 창조적인 면, 디오니소스의 낭만적인 면들은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후기에 이런 말이 있다. 위의 신들의 원형을 한 인물 속에 대입해서 그 인물을 유형화하여 고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한 인물 속에 여러 남신(심리)들이 존재하는 것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정말 그럴 것 같다. 나는 하데스에 가깝다고 생각해서, 나는 은둔자이고, 우울증에 걸려 있고, 사교성이 없다고 고정적으로 생각하면 성숙할 수 있는 계기는 없어지니까 말이다.
좋았던 것은남성들의 심리에 대해서 잘 알 수 있었고, 또 맨날 읽어도 혼동되었던 그리스 신화의 큰 줄기들을 알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이제 전편인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