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속에 있는 남신들』과『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을 읽고나니 그리스 신화에 대한 책을 읽고 싶어서 읽은 책이다. 원래는 이윤기가 쓴 책을 읽을 생각을 갖고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갔는데, 2,3권은 있는데 1권이 없어서 이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이 나에게 맞은 것은 교과서처럼 대단원과 소단원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그리스 신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다른 책들은 인물별 신화들을 병렬적으로 늘어놓아서 전체 그림을 그리기 힘들었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이 책의 구성이 왜 그런지 서문을 봤더니 저자가 대학에서 교양으로 그리스 신화를 강의하기 위한 교재로 이 책을 썼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뭐 아무튼 나에게 맞아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대략적인 차례를 보면 전체가 5부로 되어 있는데, 1부는 우주의 기원으로 신화의 정리과정, 우주, 신, 인간의 탄생, 신들의 전쟁과 인간의 타락으로 이루어졌고, 2부는 올림포스 구세대인 제우스, 헤라, 포세이돈, 하데스, 3부는 올림포스 신세대인 아폴론, 디오니소스, 아테나, 아프로디테, 헤파이스토스, 아레스, 아르테미스로 이루어졌고, 4부는 트로이 전쟁 이전의 영웅들로 헤라클레스, 테세우스, 페르세우스, 미노스, 오이디푸스, 이아손, 5부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들로 아가멤논, 아킬레우스, 오디세우스, 아이네이아스로 이루어졌다.
이 책이 좋은 점 하나는 신과 영웅들의 계보를 트리 구조로 정리해 놓은 점이다. 그리스 신화를 읽다가 누가 누구와 결혼해서 누구를 낳고, 누구는 형제이고, 다시 인간과의 사이에서 누구를 낳고, 그 누구가.... 뭐 이런 식으로 서로 얽히는데, 그 관계를 잘 정리해 놓아서 읽다가 혼동되면 계보를 보고 이해를 하니 이해가 쉬웠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계보가 1부부터 3부까지만 나와 있고, 4부와 5부는 자세히 나와 있지 않아서 4부와 5부 영웅들의 이야기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약간 지루했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니 여태까지 그리스 신화에 대해서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내용들이 어느 정도 틀을 잡은 듯이 느껴졌다. 그리스의 영웅들이 트로이 전쟁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고, 트로이의 목마가 어떻게 나왔는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가 어떤 얘기를 다루고 있는지도 어느 정도는 알게 되었다. 또 그리스 비극들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어느 정도만... 그래도 누구에게 얘기해보라면 혼동될 것 같다.
이 책을 읽어도 그리스 신화의 채워야 할 부분들은 더 남은 것 같다. 아직 감도 잡지 못하고 있는 영웅들의 이야기들을 또 다른 책에서 발견해야겠다.